트럼프 힘에 눌려 휴전한 이-이, 서로 “우리가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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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이란 핵 흔적 없이 사라져”
이란은 “이스라엘 사악한 음모 실패”
美-이란, 핵협상 재개 뜻 밝히기도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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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대에 걸쳐 지속될 역사적 승리를 거뒀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이스라엘이 심각하고 역사적인 처벌을 받았다.”(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

13일부터 24일까지 12일간 전쟁을 벌인 이스라엘과 이란의 지도자들이 휴전에 돌입한 뒤 모두 “우리가 승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쟁에 비판적인 국내외 여론을 무마시키고 자신들의 집권 정당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란 핵시설 공습 후 상태를 둘러싼 대립도 한창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자국과 미국의 연이은 공습으로 “이란의 핵 프로젝트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며 성과를 강조했다. 반면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이란의 핵시설 파괴, 핵기술 해체, 사회 불안 조장이라는 이스라엘의 사악한 목표가 달성되지 못했다”고 맞섰다.

두 나라의 휴전을 이끌어 낸 뒤 이를 외교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양국이 휴전 합의를 위반하지 않도록 두 나라 모두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특히 이란 공습 재개를 호시탐탐 노리는 네타냐후 총리를 제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동시에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란과의 핵협상을 재개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24일 영상 성명을 통해 “12일 만에 수 대에 걸쳐 지속될 역사적 승리를 거뒀다”며 연이은 공습으로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했고 2만 기의 이란 탄도미사일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지금 행동하지 않았다면 이스라엘은 가까운 미래에 (이란 핵으로 인한) 파멸에 직면했을 것”이라고 공습을 정당화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군이 이란 나탄즈, 이스파한의 핵시설을 파괴했고 21일 미국의 공습으로 이란 포르도의 핵농축 시설도 파괴됐다고 주장하며 “이란의 핵 프로젝트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거듭된 설득 끝에 미국 역사상 최초의 이란 본토 공습을 단행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 같은 친구를 가진 적이 없다”며 추켜세웠다. 이란은 정반대 주장을 내놨다. 이란 국영 IRNA통신 등에 따르면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같은 날 성명에서 “역사를 만든 위대한 국민의 영웅적인 저항으로 휴전이 성립되고 12일 전쟁이 종식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사악한 음모가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CNN, 이란 파르스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12일에 걸친 교전 기간에 이스라엘의 간첩 역할을 했다는 이유로 700명 이상을 체포했다. 일부 이스라엘 비밀 요원들을 이미 처형했고, 언론과 소셜미디어 감시를 위한 조직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이 소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미국과 이란이 핵협상을 재개할지 주목된다. 미국과 이란은 올 4월 오만의 중재로 핵협상을 시작했고 수차례 만났지만 성과를 못 냈다. 당초 15일에도 오만에서 협상이 예정돼 있었지만 이틀 전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다만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24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협상 재개 의사를 밝혔다.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도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미국-이란 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해 “유망하다”고 말했다. 또 “이란과 평화 협정을 맺는 게 우리의 과제이며, 달성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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