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 합의에도 잡음 계속
밴스, 3천억弗기금 논의 인정
트럼프 "민주당發 가짜뉴스"
합의안 공개 시점도 시각차
美·이란, 핵폐기·제재 이견
19일 1차 실무협상 나설듯
네타냐후 "레바논 계속 주둔"
미국과 이란이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타결한 지 하루 만에 핵문제 등 핵심 이슈에 대한 시각차는 물론 미국 내 엇박자까지 노출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MOU 서명 이후 본격화할 협상이 순항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휴양지 에비앙레뱅에서 개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해협이) 개방될 것이라는 합의를 이뤘고 거기엔 통행료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이 이미 부분적으로 개방됐으며, "금요일(19일)에는 완전히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전쟁 전과 같이 '무료(too-free)'로 개방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인데, 이는 이란 측 입장과는 다른 인식이다. 이날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MOU에서 이란의 '통행수수료' 징수권이 인정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이란과의 협상 대표를 맡고 있는 J D 밴스 미국 부통령조차 ABC·CNBC 등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장기적으로 통행료 부과 없이 개방되길 바란다. 향후 기술적 협상에서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최종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이날 미 고위 당국자 역시 MOU에 호르무즈 해협이 60일간 통행료 없이 개방된다고 명시돼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전쟁 종식 합의의 일환으로 이란 재건을 위한 3000억달러 기금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와 관련해서도 미국 내에서 엇갈린 메시지가 나왔다. 밴스 부통령도 이란이 합의 조건을 준수하면 재건기금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논의 사실을 인정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반박했다고 CNN이 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SNS 트루스소셜에 "미국이 이란에 3억달러를 지급한다는 이야기는 민주당이 유포한 가짜뉴스"라고 밝혔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3억달러'의 정확한 의미는 불분명하지만, '3000억달러(300 billion)'를 잘못 적었을 가능성에 주목한 것으로 추정된다.
MOU를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간극도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다.
이란 동결 자산 해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란을 매수해 (핵) 협상을 성사시키려 했지만 그건 통하지 않았다. 그런 건 절대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란의 행동에 달린 문제"라며 "이란이 해야 할 일을 하면 그때부터 (제재 완화가) 이뤄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도 이날 "돈이 지급되지 않았고 이건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이 농축우라늄을 없애거나 검증 체제 허용 등의 조치에 나서면 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동일한 맥락의 언급을 내놓았다.
이란은 MOU 서명과 동시에 즉각적인 제재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과 관련해서도 미국과 이란의 인식 차가 확인되고 있다. 미국 정치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합의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전쟁 종식을 골자로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 당국자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철수는 MOU 합의 사항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철수 문제 역시 상황에 따라 MOU 이행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이날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대한 공습을 단행하며 미국과 이란의 MOU 합의에 찬물을 끼얹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종전 협상 타결로 전쟁이 사실상 종료됐지만 아직 이란 및 그 대리 세력과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저지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조처를 취할 것"이라며 "레바논 남부와 시리아, 가자지구에서 필요한 기간만큼 '완충지대'에 계속 군대를 주둔시킬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이란은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종전 MOU 서명식을 가진 뒤 곧바로 1차 실무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가 이날 보도했다. 실무협상에는 미국의 밴스 부통령과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이란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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