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치권이 나루히토(徳仁‧66) 일왕의 외동딸인 아이코(愛子·25) 공주의 왕위 승계를 인정하지 않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10일 중의원(하원)에서 통과시킬 예정이라고 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신문 등이 9일 전했다.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 일본유신회가 관련 법안에 찬성한 가운데 야당인 국민민주당, 참정당도 찬성 입장을 밝혀 가결이 유력해졌다. 지난달 22일 마이니치신문 등의 여론조사에서 일본 국민의 70% 이상이 여왕 탄생에 찬성한 가운데 보수 정치권이 이를 막는 법안을 통과시킬 경우 역풍이 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사히와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왕위 계승을 규정한 법률인 ‘황실전범’ 개정안이 10일 중의원에서 표결에 들어간다. 국민민주당은 9일 당 회의를 열고 이번 개정안에 찬성키고 했고, 참정당도 부대 결의안에 큰 변화가 없는 경우 찬성할 방침을 굳혔다. 자민당과 일본유신회의 의석 수는 중의원에선 과반을 훌쩍 넘지만, 참의원(상원)에선 120석에 그쳐 과반(125석)에 미달한다. 하지만 참의원에서 국민민주당이 25석, 참정당이 15석을 차지하고 있어 법안이 최종 가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개정안에는 여성 황족(왕족)이 결혼 후에도 황족 신분을 유지하는 것과 1947년 황실 축소 정책으로 황적을 이탈한 옛 황족 출신 중 부계(父系) 혈통의 남성을 양자로 받아들여 황실에 복귀시키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의 “황위는 부계의 남자가 계승한다”는 규정은 변하지 않았다. 이에 대중적 인기가 높은 아이코 공주의 즉위는 여전히 제한된 반면, 황실 복귀의 길이 열린 11개 옛 황족 후손들의 즉위 가능성이 열렸다. 이들은 현재 황실과 혈연관계가 있지만 공통 조상을 찾으려면 약 6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이에 입헌민주당 등 야당에선 “여왕 즉위 가능성은 외면한 채 사실상 일반인이 된 옛 황족 후손만 찾는다”며 비난하고 있다.
현재 왕위 서열 1위는 나루히토 일왕의 동생인 후미히토(文仁·61) 왕세제이며, 2위는 그의 아들 히사히토(悠仁·19) 왕자, 3위는 아키히토(明仁) 전 일왕의 동생인 마사히토(正仁·91) 친왕이다. 이들 외에는 왕위 계승자가 없어 일본은 황족 수를 늘리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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