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 시간)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미 의회 의사당 내부에서 진행된다. 당초 바깥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엄청난 한파가 예고돼 장소를 옮긴 것. 취임식날 워싱턴DC에는 최저 영하 12도의 날씨가 예보돼, 1985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의 취임식날 기록된 영하 14도에 이어 취임식 역사상 두 번째로 가장 추운 날씨가 될 거란 전망이 나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저는 우리나라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지만 시작하기 전에 먼저 취임식 자체를 생각해야 한다”면서 “레이건 전 대통령이 1985년에 추운 날씨로 인해 그랬던 것처럼, 이번 취임 연설과 다른 연설들, 기도 등도 의회 의사당 중앙홀(the Capitol rotunda)에서 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날씨 예보에 따르면 바람의 영향으로 기온이 기록적인 최저치로 내려갈 수 있다”며 “북극발 한파가 전국을 휩쓸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사람들이 부상 당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수만 명의 법 집행관, 응급구조대원, 경찰견, 심지어 말들과 수백만 명의 지지자들이 그날 몇 시간 동안 외부에 있어야 하는 것은 위험한 상황”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신 의사당 인근에 위치한 대형 실내경기장 ‘캐피털원아레나’를 개방하겠다고 했다. 취임 퍼레이드 역시 이곳에서 진행하겠다고 밝힌 그는 “취임 선서 후 캐피털원아레나에 모인 군중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번 행사 장소 변경으로 인해 트럼프 당선인이 공식적으로 미국의 제47대 대통령이 되는 순간은 실내 초청객과 TV 시청자들로만 제한돼 직접 관람할 수 있는 인원은 대폭 줄어들게 됐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NYT에 따르면 이번 주에 트럼프 당선인 측의 논의은 취임식 때 예고된 극심한 한파에 초점이 맞춰졌었다고 한다. NYT는 “이번 장소 변경은 참석자, 보안요원 및 관람객들이 혹독한 추위 속에서 몇 시간 동안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는 것을 방지한다”면서도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2017년 첫 취임식 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2009년 취임식보다 적은 인원이 모였다는 보도로 분노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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