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주말 사이 엔비디아, 미국의 아날로그 칩에 대한 조사에 들어간다고 발표해 분위기를 흐렸는데요. 뉴욕 증시는 그래도 또 올랐습니다. 기존 상승 공식처럼 테슬라, 알파벳 등 기술주가 끌고,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뒤를 받쳤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 협상이 순조롭다고 밝힌 뒤 중국 걱정도 사라졌습니다. S&P500 지수는 6600을 돌파했고요. 빅테크가 몰려있는 나스닥100 지수는 9거래일 연속 상승해 2023년 11월8일 이후 가장 긴 기록을 세웠습니다.
1. 중국의 엔비디아 조사, 별 걱정 없는 이유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0.4% 수준의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주말 사이에 중국 정부가 엔비디아가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추가 조사를 발표했는데요. 엔비디아가 2019년 이스라엘의 멜라녹스를 인수할 때, 중국이 GPU 등 관련 제품을 계속 공급한다는 조건으로 합병을 승인했는데요.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를 근거로 GPU 제품 공급을 중단했다는 겁니다. 중국은 또 미국의 아날로그 반도체 업체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가 1.5%가량 하락하면서 거래를 시작했고,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아날로그디바이스, 온세미컨덕터 등도 약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시장 전반적으로는 별 영향은 없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중국의 엔비디아 반독점법 조사 문제는 작년 12월 이미 보도됐고요. 그리고 반도체 분야는 기본적으로 비중 양국의 패권 경쟁 핵심 분야로, 중국이 무역 협상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다시 끌고 나온 것으로 관측되었습니다.
양국은 일요일부터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올해 들어 네 번째 무역 협상을 벌였는데요. 이를 앞두고 미 상무부는 지난 12일 중국 기업 23곳을 제제 리스트에 추가로 올렸고요. 중국 상무부는 토요일 미국산 아날로그 반도체 반덤핑 조사를 개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어 엔비디아 반독점법 위반 추가 조사를 내놓은 것이죠.
바이탈날리지는 "중국 발표는 워싱턴에 압력을 가해 엔비디아가 중국에 블랙웰 기반 AI 칩의 중국 버전을 판매할 수 있도록 압박하려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주가에는 부정적일 수 있지만 엔비디아에게 그렇게 부정적이거나 충격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미 반독점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데다, 엔비디아의 중국 매출은 지난 몇 분기 동안 이미 급격히 감소했다는 겁니다.
에버코어ISI도 "미 상무부가 중국 기업 23곳을 추가 제재하고 베이징이 아날로그 반도체와 엔비디아 조사를 발표했는데 이런 조치는 최근 몇 년간 흔히 있었던 일이었고, 양국에 서로 즉각적 피해를 주지는 않는다. 이는 중국이 긴장 고조를 피하고 협상을 이어가려는 의도를 드러내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조치가 무역 협상을 무너뜨릴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2. 트럼프 "무역협상 순조로웠다"
실제 무역 협상은 잘 굴러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양국 무역 협상이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미국 젊은이들이 간절히 구하고 싶어 했던 '특정' 기업에 대한 협상도 타결되었다. 저는 금요일에 시진핑 중국 주석과 통화할 예정이다. 양국 관계는 여전히 매우 강력하다"라고 밝혔습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중국 허리펑 부총리와의 이틀째 회담이 끝난 뒤 틱톡 소유권에 대한 협상 "틀이 마련됐다"라고 밝혔습니다. 베센트는 "미국이 소유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기본 틀이라지만, 금요일 정상 통화보다 앞서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다음 회담은 관세 휴전의 90일 연장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11월 10일 데드라인 이전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중국의 리청강 무역협상 대표도 틱톡에 대한 기본 합의에 도달했다며 "심도 있고 솔직하며 건설적 소통을 했다. 양국은 안정적인 무역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양국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직접 만나 올해 말까지 최종 합의에 도달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은 이번 협상 전까지는 바이트댄스가 보유한 지배적 지분을 매각하라는 미국 측 요구를 거부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성사하기 위해 매각에 동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당국자는 중국과 틱톡 합의가 없었다면 오는 10월 말 한국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만나거나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철회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3. 엔비디아 주춤하자 알파벳, 테슬라 폭등
엔비디아의 주가는 주춤하자, 다른 기술주들이 시장을 이끌어 갔습니다.
테슬라는 장 초반 7%까지 뛰기도 했습니다. 일론 머스크 CEO가 지난 금요일 약 10억 달러를 들여 250만 주가량을 사들였다고 보도된 덕분입니다. 이는 머스크가 2020년 초 이후 처음으로 주식을 시장에 산 사례이며, 그에게 최대 규모이기도 합니다. 리서치회사 윌리엄블레어는 "이번 매수는 머스크의 테슬라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확실한 신호"라고 밝혔습니다. 머스크는 X를 통해 "테슬라가 예언대로 (1주일간) 69달러 올라 420달러가 됐다"라고 썼습니다. 오늘 주가 폭등으로 10억 달러를 투자해서 100억 달러 이상을 벌었습니다.
알파벳도 폭등해 3조 달러 클럽에 합류했습니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에 이어 네 번째입니다. 9월 초 반독점법 위반 판결이 예상보다 약하게 나온 뒤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시티은행은 목표주가를 225달러에서 280달러로 상향 조정하면서 "광고와 클라우드 사업 모두에서 제미나이 도입이 확대되면서 제품 개발 주기가 가속하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폭등 이후 이틀간 하락한 오라클은 반등했습니다. 중국이 틱톡 소유권을 미국에 넘기기로 합의했다는 게 영향을 미쳤는데요. WSJ은 틱톡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가장 큰 기업으로 오라클을 꼽았습니다. 폴리티코는 지난 3월 백악관이 오라클과 틱톡 운영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기술주와 관련, 골드만삭스의 피터 캘러헌 TMT 전문가는 여전히 낙관적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AI는 물론이고 핵심 비즈니스 트렌드 전반에 대한 낙관론이 여전히 매우 강하다. 밸류에이션은 높지만 극단적이지 않고, 개인 투자자 참여도와 투자심리 지표를 종합하면 분명히 강세장 분위기지만 ‘과열(exuberant)’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작년에는 많은 투자자가 AI 지출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러나 지금은 ‘AI 도입, 수익화, 실제 사용 사례, 기업과 소비자 앱 내 침투율’ 같은 것을 보고 있다. 단순히 투자가 계속될까 하는 관점에서, 이제는 어디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을 수 있을까로 무게가 옮겨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캘러헌 전문가는 "그동안 대형 기술주들이 시장을 주도했는데, 최근 한 달 사이엔 중형 기술주가 오히려 더 좋은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연말까지는 이런 흐름을 계속 주시해야 할 것 같다. 소프트웨어가 '(AI 때문에) 죽었다'라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난 여름 소프트웨어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바닥을 찍은 것 같고, 지금은 반등 여지가 있어 보인다"라고 덧붙였습니다.
4. FOMC 1988년 이후 가장 많은 반대표?
전반적으로 시장의 뒤를 떠받치고 있는 것은 Fed의 금리 인하 기대입니다. 수요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회의 결과를 발표하는데요. 25bp 인하가 기대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요일 기자들에게 "큰 폭의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밝혔지만, 시카고상품거래소(CME) Fed워치 시장에 따르면 수요일 50bp 인하가 이루어질 확률은 4%에 불과합니다. Fed는 작년 9월에는 지금과 비슷한 상황에서 50bp를 내렸었는데요. 시티은행의 앤드루 홀렌호스트 이코노미스트는 “작년 9월과 달리 기준금리는 중립에 가깝고, Fed 관계자들은 작년보다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회의에는 세 표 이상의 반대표가 나올 수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미셸 보먼 부의장, (참석이 가능하다면) 스티브 마이런 이사가 50bp 인하를 주장할 수 있고요. 반면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의 제프 슈미드 총재는 '동결'을 고수할 수 있습니다. 도이치뱅크의 매트 루제티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회의는 1988년 이후 세 명이 반대 의견을 표명한 첫 회의가 될 수 있으며, 2019년 9월 이후 (매, 비둘기) 양측 모두에서 반대 의견을 표명한 첫 회의가 될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게다가 마이런 이사로 인해 FOMC 내부 논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마이런 이사가 누가 매파적으로 발언했는지 백악관에 직보할 수 있습니다. 르네상스매크로의 닐 두타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Fed 통제력이 강해지는 가운데 모두가 입을 다물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이런 불협화음을 감추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하지만 점도표에서 그런 불협화음이 강하게 드러날 수 있습니다. 마이런 이사 등은 올해 100bp 이상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전망할 수 있습니다. 파월 의장의 업무는 이제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뉴욕타임스는 "Fed 내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데 몰두하고 있으며, 이는 때로는 대통령의 의사를 따르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래서인지 Fed의 결정과 기자회견 이후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의견이 분분합니다.
JP모건은 뉴욕 증시가 약한 경제 데이터를 무시하고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Fed가 2025년 첫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 이러한 추세가 반전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슬라브 마테이카 전략가는 "통화정책 완화가 재개되면 주식은 잠시 조심스러워질 수 있고, 주가에는 하락 위험이 더 많이 반영될 수 있으며, 사실상 현재 안주하는 상황이 재평가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CIO는 "약해지고 후행하는 고용 데이터, 시장의 '속도에 대한 요구'를 충족하지 못할 수 있는 Fed 대응 사이의 긴장에 단기적으로 위험이 집중되어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Fed가 약해지는 데이터보다 더 빨리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겁니다.
오늘부터 9월 후반 월에는 뉴욕 증시의 계절성이 연중 최악이기도 합니다.
물론 주가가 내리면 여전히 많은 월가 금융사가 저가 매수를 권합니다. JP모건, 모건스탠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동안 수요일 금리 인하가 '셀더뉴스'(뉴스에 팔아라) 이벤트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해 온 JP모건 트레이딩데스크는 "우리는 월말까지 주식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지만, 하락세가 나타나면 매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5. 고개 드는 침체 걱정…기우?
미국 증시는 금리 인하 시기에는 대부분 오릅니다. 예외가 있다면 경기 침체가 나타났을 때입니다. 에버코어ISI는 Fed가 "할 수 있어서"(Because they can) 금리를 내린다면 12개월 증시 수익률은 견고하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Fe가 "그럴 수밖에 없어"(because they have to) 인하에 내몰린다면 12개월 수익률은 빈약합니다. 경기 침체가 닥치게 된다면 내릴 수밖에 없어서 인하하게 되겠지요.
그런데 월가 일부에서는 경기 침체 이야기를 다시 꺼내고 있습니다.
UBS는 "우리 경제 모델은 지난 5~7월 하드 데이터를 기반으로 경기 침체 위험을 93%로 예측한다"라고 밝혔습니다. UBS는 공식적으로 경기 침체를 예측하지는 않았지만, 그 가능성이 "역사적으로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며 앞으로 위험이 상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UBS의 모델은 심리 조사 등 소프트 데이터가 아닌 고용, 개인 소득, 소비 지출, 산업생산 등 하드 데이터에 의존합니다. UBS는 현 상황을 의학적 진단에 비유해 "안정적이지만 고위험"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고혈압 환자와 유사합니다.
무디스는 "미국 경제가 향후 12개월 안에 경기 침체를 겪을 확률은 48%로 매우 높다"라고 밝혔습니다. 무디스의 마크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무디스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도출한 결과다. 아직 50% 미만이지만, 과거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의 공식적인 경제 침체 확률은 30%입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속도를 실속하는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실업률이 점차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지난주 야후파이낸스 인터뷰에서 "지금은 더 큰 폭의 경기 침체 위험이 있는 시기다. Fed는 이 시점에서 노동 시장 동향에 특히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반이민 단속으로 실업률을 높이지 않는 고용의 손익분기점이 월 7만 개로 떨어졌지만, 지금 기본적인 일자리 성장 속도가 한 달에 약 2만5000개로 둔화하였다고 추정했습니다.
뉴욕 연은이 발표한 9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 지수는 엉망이었습니다. 전달보다 11.9보다 20.6포인트 하락한 -8.7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6월 이후 첫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며, 월가 컨센서스 4.5를 크게 밑도는 수치입니다. 마이너스 지수는 경기 위축을 의미합니다. 세부적으로는 신규 주문이 35포인트 폭락했고, 출하량도 30포인트 감소했습니다. 지불 가격(-8.0)과 수취 가격(-1.3), 고용(-5.6) 등이 모두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지역 연은의 제조업 조사는 변동성이 큰 편이긴 합니다.
월가 전반적으로는 경기 침체를 걱정할 때는 아니라는 시각이 더 많습니다.
베선트 재무장관은 NBC 인터뷰에서 "경제가 그렇게 나쁘다면 왜 2분기 GDP 성장률이 3.3%였을까? 주식 시장은 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을까?"라고 반문했습니다.
도이치뱅크의 루제티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침체가 기본 시나리오가 아니다. Fed의 금리 인하는 경제 성장 지속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도이치뱅크는 Fed가 노동 시장의 약화를 막기 위해 금리를 9, 10, 12월에 각각 25bp씩 내릴 것으로 봅니다. 그는 소비자 수요와 기업 투자가 올해 하반기 경제를 뒷받침하는 두 가지 요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기업 실적 추정치도 개선되고 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의 S&P500 기업에 대한 올해 이익 추정치는 지난주까지 8주 연속 개선되어 현재 268.73달러에 달합니다. 지난 8주 동안 4.78달러 증가했습니다. 2025년 이익이 전년 대비 +10.7% 늘어나는 것입니다. 월가는 2026년 이익도 전년 대비 13.7%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추정은 너무 희망적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르네상스매크로의 닐 두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가 2021년 이후 최고를 기록하는 등 노동 환경이 악화되는 환경에서 어떻게 시장이 두 자릿수 이익 증가율을 예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인지 시장은 사상 최고치를 질주하고 있지만 투자자 심리는 그렇지 않습니다. 미개인투자자협회(AAII)의 최근 투자자 설문 조사에 따르면 28%만이 향후 6개월간 강세를 예상하고, 거의 절반인 49.5%가 약세를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암울한 전망입니다. 이에 대해 제로헤지는 "과거 투자 심리가 이처럼 극단적으로 나빴던 사례에서 S&P500 지수의 향후 3개월 평균 수익률은 4%로 견조했으며, 향후 6개월은 8%로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6. 실적 발표 6개월에 한 번?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월가에 토론 거리를 하나 던졌습니다. 기업의 실적 보고 주기를 분기에서 반기로 바꾸는 겁니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증권거래위원회(SEC) 승인이 필요하지만, 기업들은 더는 분기별 보고를 강요받지 않고 반기별로 보고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비용을 절약할 뿐 아니라, 경영자가 회사 경영에 더 잘 집중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산업계에서는 그동안 경영진이 단기 실적에 집중하는 바람에 장기 관점에서 전략을 세우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었지요.
일론 머스크도 과거 테슬라가 장기 목표보다는 단기 필요에 따라 결정을 내리라는 "막대한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도 비슷한 발언을 했었고요. 유럽에서는 기업들은 연 2회 실적을 보고하고 있습니다. 물론 투자자 요구 등으로 더 자주 업데이트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가 SEC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했는데요. 에버코어ISI는 기업들이 분기 보고에서 반기 보고로 전환하는 데는 의회 승인이 필요하지 않으며, 현재 공화당이 3대 1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SEC 표결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절차적 단계를 거치는 데 일반적으로 6~12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만약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이 신속하게 바꾸려고 한다면 더 짧은 시간 내에 이뤄질 수도 있지만요. TD코웬은 "SEC 위원장 폴 앳킨스가 대통령에게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그의 규제 완화 견해와도 일맥상통한다"라는 겁니다.
그러나 월가 상당수 투자자는 이런 아이디어에 반대합니다. 나일스인베스트먼트의 댄 나일스 창립자인 댄 나일스는 빅테크와 관련, "기술은 상황이 너무나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6개월간 실적을 알 수 없는) 블랙박스에 투자하고 싶지 않다. 어제의 승자가 오늘의 승자가 아닐 수도 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웰스파고의 세미어 사매나 글로벌 주식 헤드는 "보고 간격이 길어짐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다. 불확실성이 커지면 기업들이 실적을 보고 할 때 시장/가격 변동성이 커지게 된다. 투자에 있어서는 높은 빈도로 더 많은 정보를 얻는 것이 낮은 빈도로 더 적은 정보를 얻는 것보다 항상 더 낫다"라고 지적했습니다.
7. 빅테크 위주 상승…S&P500 6600 돌파
결국 S&P500 지수는 0.47%, 나스닥은 0.94%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고요. 다우는 0.11% 오름세를 나타냈습니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또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웠습니다.
오름세는 빅테크가 주도했습니다. 알파벳은 4.30% 올랐고요. 테슬라는 3.56%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오라클은 3.41% 뛰었고요. 또 애플 1.12%, 아마존 1.44%, 메타 1.21%, 마이크로소프트 1.07%, 브로드컴 1.17% 등 주요 기술주도 모두 상승했습니다. 엔비디아는 -0.04% 약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는데요. 낙폭을 대폭 줄인 것이죠.
업종별로는 11개 중 커뮤니케이션서비스가 2.33% 급등하는 등 임의소비재, IT, 산업, 유틸리티 등 5개만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필수소비재, 헬스케어는 업종은 1% 이상 내렸습니다.
내일은 FOMC가 개막하고요. 개장 전 8월 소매판매 데이터가 나옵니다. 약해지는 고용 속에서 소비자에 대한 최신 정보를 제공할 것입니다. 투자자들은 주요 수치 외에도 가구, 의류, 전자제품 등 관세에 민감한 상품의 판매, 그리고 임의소비의 척도인 레스토랑과 바에서의 지출을 면밀히 살펴볼 것입니다. 부진한 결과는 경기 침체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예상치 못한 호조세는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를 고조시킬 수 있습니다. 월가는 8월 전체 매출이 0.3%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