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가족이 설립한 암호화폐 플랫폼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이 자체 스테이블코인 USD1을 출시한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이 급격하게 변동하지 않도록 미 달러 같은 법정화폐와 일정한 교환가치를 가지도록 설계한 암호화폐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은 지난 25일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USD1을 곧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USD1은 1달러 가치에 고정되며 단기 미국 국채, 달러 예치금, 기타 현금성 자산 등으로 전액 담보된다. 이더리움과 바이낸스체인 위에서 발행되며, 향후 다른 블록체인으로도 확장될 전망이다. 준비금은 커스터디 업체인 비트고에 보관하며 외부 감사도 정기적으로 받을 예정이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달러화의 글로벌 지배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스테이블코인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디지털자산 콘퍼런스 연설에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 장관도 달러화의 글로벌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트럼프 일가도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 퀀트에 따르면 달러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지난 1년 동안 46% 성장했다. 특히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자인 테더는 작년에만 130억달러(약 19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자산운용사 번스타인은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가 내년까지 5000억달러(약 727조2500억원)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지니어스법’도 미 의회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법안은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를 최근 통과했고 상원 전체 표결을 앞두고 있다. 법안이 통과하면 미국 회사가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에서 더욱 주도권을 가질 수 있을 전망이다. 앞서 백악관 암호화폐 차르인 데이비드 색스는 스테이블코인 법안 처리가 최우선 순위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트럼프 일가가 암호화폐 사업에 직접 관여하면서 이해 상충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코인데스크는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이 자체 토큰 판매를 통해 5억달러를 모금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스테이블코인 출시까지 예고했다”면서 “전문가, 법학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해 상충 가능성에 대해 점차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강민승 블루밍비트 기자/조미현 기자 minriver@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