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격 여부를 놓고 고심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이란에 ‘2주’의 시한을 주고 압박에 나섰다. 기간을 2주로 제시한 이유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20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기 위해 10~14일 정도 더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해군은 지난 17일 항공모함 니미츠호의 베트남 기항 계획을 취소하고 중동으로 항로를 급히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니미츠호가 중동 작전 구역에 도착하는 데 1주일 또는 10일 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늦으면 오는 27일께 이란 인근에 도착한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시한에서 남는 1주일 정도는 완전한 공습 작전을 펴기 위해 준비하는 기간으로 볼 수 있다.
미국 공군은 17일부터 F-16, F-22, F-35 최신 스텔스 전투기 편대도 중동 주요 기지로 추가 이동시켰다. 공중급유기 30여 대도 급파해 원거리 폭격 임무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벙커버스터의 정밀 투하 준비, 인명 구출 계획, 다양한 군사 자산 배치 등에도 1~2주 정도 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의 일명 ‘돌파 시간’(break-out)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돌파 시간은 국제사회에서 한 국가가 핵무기 제조를 결심할 경우 무기 한 기에 필요한 무기급 핵물질을 생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뜻한다.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 이후 이란의 돌파 시간은 약 1년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란의 우라늄 농축 능력 고도화로 이 시간이 급격히 단축됐다.
로이터통신은 전날 “전문가들은 이란의 돌파 시간이 며칠 또는 1주일이 조금 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전했다. 지난달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408㎏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 추가 농축 시 핵폭탄 9개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이다. 이란이 몇 주 내 무기급 핵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2주라는 시한을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2주 내’란 발언을 자주 한다고 주장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2주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선호하는 시간 단위”라며 “8주 전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신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2주 뒤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고 꼬집었다.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이 마감 시한을 짧게 잡아 상대방의 조급함을 유도하는 방식을 선호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