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주둔 美 병력 감축 압박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나토 동맹국들에) 매우 실망했다. 솔직히 말해 (나토 정상회의가) 내 친구가 매우 강력한 지도자로 있는 튀르키예에서 개최되지 않았다면 참석하지 않았을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나토에 수조 달러를 투자했지만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이 우리를 (이란전쟁에서 돕는 것을) 거절했다”며 “유럽은 20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곳이 됐다. 이민과 에너지 문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더 이상 유럽은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초기부터 병합 의지를 보여온 그린란드에 대해서도 재차 언급했다. 그는 그린란드 문제가 “(미국과) 나토의 관계를 다치게 한 이유”라며 “그린란드는 덴마크가 아닌 미국에 의해 통제돼야 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그들(유럽)이 (미국이 그린란드 통제해야한다는 점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유럽에서 우리 군인들을 모두 철수시킬 수 있다”며 미군 철수 또는 병력 감축 문제를 그린란드 영유권 이슈와 직접적으로 연관지을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실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봄 유럽 주둔 미군 규모를 3분의1로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CNN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이란과의 전쟁 와중에 유럽 동맹국들이 전쟁 지원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자 백악관 회의에서 유럽 주둔 미군 규모를 3분의 1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회의 도중 ‘유럽 내 미군 병력을 3분의 1로 줄이면 어떻겠느냐’고 물었고, 이를 토대로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 장관이 지난달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서 파격적인 감축안을 발표할 계획을 세웠다고 전했다. 다만 내부 협의 끝에 계획이 변경되면서 당시 헤그세스 장관은 유럽 내 미군 배치에 대해 6개월간 들여다보겠다고 발표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보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앙카라에 도착하자마자 나왔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기선 제압‘을 위해 나토 동맹국들과의 회의에 앞서 익명의 소식통을 통해 자신의 의중을 의도적으로 노출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친러시아‘ 튀르키예에는 호의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친러시아 행보를 보여온 튀르키예에 대해선 정반대 입장을 보였다. 튀르키예가 전통적인 동맹보다 “미국에 더 큰 도움을 줬다”며 이스라엘이 반대한 F-35 전투기 판매 검토 가능성까지 시사한 것. 트럼프 대통령은 “튀르키예는 여러 면에서 우리가 충실할 것으로 생각하던 (나토의)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충실했고, 이는 분명히 좋은 계획으로 여겨진다”며 F-35 판매 재개 결정의 배경을 튀르키예가 보여준 ‘충성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앞서 튀르키예는 2019년 미국의 반대에도 러시아산 S-400 방공 미사일을 도입했고, 트럼프는 1기 때 ‘적대 세력에 대한 제재를 통한 대응법(CAATSA)’에 따라 튀르키예를 미 5세대 전투기 F-35 라이트닝Ⅱ 프로그램에서 퇴출시키며 구매 자격을 박탈했다. 그런데 이날 7년 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입장을 보인 것이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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