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위협 커지자 선제 대응
46년간 지킨 핵 금지정책 폐기
프랑스 주도 핵우산 동참할 듯
러시아 위협에 대응해 3년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했던 핀란드가 17일(현지시간) 의회 표결을 통해 46년간 유지해 온 핵무기 금지 정책을 폐기했다. 러시아의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나토의 핵전력을 온전히 활용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핀란드 의회는 이날 1980년부터 이어온 핵무기 금지 조항을 폐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대통령 승인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이에 따라 핀란드는 국가 방위를 위해 필요할 경우 자국 영토에서 핵무기의 이송, 운용, 보유가 가능해진다. 안티 헤케넨 핀란드 국방장관은 "핀란드 국방을 강화하고 나토의 핵억지력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러시아의 위협이 있다. 핀란드는 러시아와 1340㎞에 달하는 국경을 맞대고 있다. 수십 년간 비동맹 노선을 유지했던 핀란드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안보 전략을 전면 수정했고, 2023년 나토에 가입했다.
이번 조치는 프랑스의 유럽 핵우산 구상과도 맞물려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3월 프랑스 핵억지력을 유럽 동맹국 안보와 연계하는 새 구상을 밝혔다. 필요할 경우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프랑스 전투기를 유럽 동맹국에 일시 배치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프랑스는 유럽연합(EU) 내 유일한 핵보유국이다.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는 이달 초 프랑스 주도의 핵억지 구상에 관심이 있다고 밝히면서도 최종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핀란드를 비롯한 유럽 국가 상당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미국의 유럽 안보 보장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핵억지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번 법 개정이 곧바로 프랑스나 미국 핵무기의 핀란드 상시 전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핀란드 정부는 자국 영토에 핵무기를 영구적으로 배치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졌다. 핀란드 영토에 나토 핵전력이 전개될 경우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북서부 군사시설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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