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협상 계획 확정 안돼”
핵 폐기·제재 해제 두고 기싸움
봉쇄 해제·호르무즈 정상화
MOU 내용들은 이행 개시돼
밴스 “이스라엘 정신 차려라”
美·이스라엘 관계 악화일로
미국과 이란이 17일(현지시간) 양국 정상이 공식 서명한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 이행에 본격 착수했다. 미국 해군은 대(對)이란 해상 봉쇄를 해제했고,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또한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그러나 19일 스위스에서 개최될 것으로 예상된 실무협상이 늦춰지면서 최종 합의를 위한 과정이 순탄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악관은 18일 성명에서 미국·이란 간 실무협상의 미국 측 대표인 J D 밴스 부통령이 이날 밤 스위스로 출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위스 외무부도 스위스 뷔르겐슈토크산 정상 리조트에서 19일 열릴 예정이었던 미국과 이란 간 회담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애초 미국과 이란은 19일 스위스에서 MOU 공식 서명식을 할 예정이었지만, 이보다 이틀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인이 이뤄졌다. 이에 양국이 19일 서명식 없이 실무협상을 바로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던 바 있다.
하지만 백악관은 이날 “다가오는 실무협상에 대한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미국 대표단은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출발 준비를 마쳤다”면서 교섭이 지연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밴스 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주말쯤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실무협상 일정에 맞춰 스위스로 가는 것이 현재 계획”이라며 “이란 측이 언제 그곳에 도착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그 부분을 파악 중이며 이번 주말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MOU는 60일간 이란의 핵 문제와 제재 해제 등을 실무협상에서 논의하도록 명시하고 있지만, 양측 간 일정 조율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교섭은 불가피하게 예상보다 늦게 시작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 협상 시한인 60일은 오는 8월 16일까지다.
종전 MOU의 공식 서명 다음날인 18일부터 미국·이란은 본격 이행에 들어갔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이란과의 종전 MOU에 따른 60일 간의 협상 기간이 공식적으로 오늘 시작됐다고 하겠다”면서 MOU에 따라 미국 해군이 대이란 해상 봉쇄를 해제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간밤에 1250만배럴의 석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언급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이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미국 방송 CNN은 선박 추적업체 윈드워드를 인용해 전날 MOU가 체결된 이후 100일 이상 발이 묶여 있던 상선 7척이 해협 통항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한편 종전 MOU 공식 서명 이후 미국과 이스라엘의 균열은 더 커지는 양상이다.
기자회견에서 밴스 부통령은 이스라엘 내각 구성원들이 종전 MOU를 비판한 것에 대해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국제사회에서 고립돼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밴스 부통령은 지난 3개월간 이스라엘을 방어하는 데 사용된 무기의 3분의 2가 미국 납세자들의 세금으로 충당됐다면서 “이스라엘의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니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큰 문제가 미국 대통령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든 정신을 차리고 자국이 처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밴스 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종전 MOU 조항이 발표된 이후 이스라엘 정부의 주요 인사들이 비판에 나선 것에 반박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이 MOU를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레바논에 대한 공습을 단행하며 미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종전 MOU에는 ‘레바논의 영토 보전과 주권 보장’이 명시돼 있지만,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 병력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상태다.
밴스 부통령은 이스라엘을 향해 이번 MOU를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협상이 중대한 돌파구를 눈앞에 두고 있는 듯하다가도, 갑자기 베이루트에서 대규모 폭발에 일어나 헤즈볼라와 아무 관련이 없는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는다”며 “그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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