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이 이재명 대통령의 방북 요청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북한을 찾는 최초의 교황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현지시간) 교황청과 청와대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지난 15일 바티칸에서 이 대통령과 만나 방북 요청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추진해보겠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유럽, G7 순방 결과 브리핑에서 "내년 서울 세계청년대회 참석을 계기로 교황의 방한을 요청했고, 이때 비무장지대(DMZ) 방문과 함께 가능하면 북한 방문도 추진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레오 14세가 지난해 5월 즉위한 이후 북한 방문 의사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그동안 교황의 발언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과 이란 갈등 속에서 주로 전쟁 종식과 대화 외교 회복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반도의 특수성과 평화를 강조해온 교황의 기조를 고려하면 북한 방문이 상징성이 큰 과제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교황청 안팎의 시각이다. 정부가 내년 세계청년대회를 계기로 교황의 방북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이유기도 하다.
교황과 한국의 인연도 기대를 높이는 요소다. 교황은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총장 시절 한국을 다섯 차례 방문할 만큼 한국 사회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북한이 국제사회에 '정상국가'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행보를 이어온 점도 방북 성사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다만 실제 방북이 이뤄지려면 북한의 초청이 전제돼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을 찾은 교황은 요한 바오로 2세와 프란치스코 등이 있지만, 북한을 방문한 교황은 없다. 2018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초청할 뜻을 밝혔지만 실제 방북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최근 북한이 러시아와 중국과의 밀착을 강화하면서 김 위원장의 대외 노선이 더 경직됐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레오 14세가 즉위 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향해 비판적 메시지를 낸 전례가 있어, 북한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고려할 경우 교황 초청 명분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종교 활동에 폐쇄적인 북한의 체제 특성도 걸림돌로 지목된다. 교황청은 2018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을 추진하던 당시 북한에 선교 자유 보장을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교황의 방북 가능성을 두고 "북한에 달린 일"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런 사정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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