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로 수백만 명의 팔로어를 모은 금발 미녀 인플루언서가 인도의 한 20대 남성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매체 와이어드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마가(MAGA) 인플루언서' 에밀리 하트가 정형외과 전문의 과정을 밟고 있는 수련의 샘(가명)이라고 보도했다. 샘은 학비와 미국 이주 자금을 모으기 위해 구글 인공지능(AI) 서비스 제미나이의 조언을 받아 보수층을 겨냥한 가상의 여성 캐릭터 '에밀리 하트'를 만들어 계정을 운영했다.
제미나이는 샘에게 "미국의 보수층, 특히 중장년 남성은 소비 여력이 크고 충성도가 크다"고 조언했다. 여성 대부분이 진보적인 성향을 띠기 때문에 젊은 MAGA 여성이 더욱 시선을 끌 것이란 취지였다.
이에 샘은 미국 국기 무늬 비키니를 입고 총기를 들거나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게시물을 올리는 에밀리의 모습을 게시했다. 또, '에밀리 하트' 계정에 기독교를 옹호하고, 총기 소지를 지지하고, 낙태와 진보주의, 이민에 반대하는 글을 매일 올렸다. 에밀리의 계정에는 "미국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은 쫓아내야 한다, 동의하면 댓글을 남겨라"는 게시물이 잇따라 게재됐다.
제미나이의 분석은 적중했다. 샘이 에밀리 하트 계정을 개설한 지 한 달이 되지 않은 채 게시물마다 수백만 조회수를 찍었다. 샘은 티셔츠 등 굿즈 판매로 한 달에 수천달러의 수익을 냈다. 팔로워들은 AI로 생성한 에밀리의 나체 사진을 받기 위해 돈을 보냈다.
그는 "하루에 1시간 정도만 투자해 매달 수천달러의 수익을 올렸다"며 "인도에서는 전문직이라도 이 정도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MAGA 지지자들은 쉽게 속아 넘어간다"면서도 "나는 사람들을 속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논란이 일자 인스타그램은 '사기성 활동'으로 에이미 하트의 계정을 지웠다. 다만 페이스북 계정은 계속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샘은 "어차피 에밀리 활동은 곧 그만두려 했다"며 향후 의대 학업에 집중할 계획을 전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발레리 비르차퍼 연구원은 "AI로 인해 허위 프로필이 더 현실감 있게 변했고,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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