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17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등에 엿새째 대규모 공습을 이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무조건적 항복'을 촉구한 직후 이뤄진 공격으로 양국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이란도 최근 이스라엘 공격에 극초음속 미사일 '파타-1'을 동원했다고 밝히는 등 공세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테헤란 수도를 빠져나가려는 주민들의 탈출 행렬도 길어지고 있다.
AP,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는 날이 밝기 전 이른 새벽부터 크고 작은 폭발음이 울렸으며, 오전 5시께에는 도시 전체에 거대한 폭발음이 들렸다.
앞서 이스라엘은 테헤란 메라바드 국제공항 남쪽에 주거 및 군사 시설, 제약 회사들이 위치한 지역을 타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폭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이란 최고지도자에 대한 제거 작전까지 거론하면서 이란에 '무조건적 항복'을 촉구하는 등 강경한 발언을 내놓은 이후 이뤄졌다.
앞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일정을 하루 단축해 급히 귀국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상황실에서 안보회의를 열고 이스라엘과 이란 분쟁에 미국 개입 여부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란의 "무조건 항복하라!"고 촉구했으며 "이제 우리는 이란 상공에 대한 완전하고 전면적인 통제를 확보했다"고도 했다.
이란 지도부는 여전히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보복을 천명하고 있다. 또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최근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에 극초음속 미사일인 파타-1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IRGC는 이날 국영 TV를 통한 성명에서 "파타-1 미사일을 이용한 자랑스러운 '진실의 약속Ⅲ' 작전의 11번째 공격을 수행했다"며 "이란군이 점령한 영토의 상공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 같은 상황 속 테헤란 도심을 빠져나가려는 피란 행렬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전날 늦은 밤까지 테헤란 도시 곳곳에서 폭발음이 이어졌으며 상점들은 대부분 문을 닫는 등 도시가 텅 비어가는 모습이었다고 AP는 전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