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휴전기간을 사실상 무기한 연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이란 정부가 심각하게 분열돼 있다는 사실과 파키스탄의 요청에 기반해 이란의 지도부와 대표단이 통일된 제안을 내놓을 때까지 공격을 유보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 2차 협상, 결국 결렬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란 측의 제안이 제출되고, 논의가 어느 쪽으로든 종결될 때까지 휴전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이란 해상봉쇄는 계속되며 그 외의 준비태세도 지속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2차 협상에 이란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지만, 조급함을 감추지는 못했다. 당초 이란과 2주 휴전 기간은 미 동부시간 기준으로 21일 저녁까지로 해석되었지만, 21일까지 협상이 종료될 가능성이 낮아지자 20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2주 휴전이 미 동부시간 기준으로 22일 저녁까지라고 슬쩍 하루를 늘렸다.
이란은 그러나 2차 협상에 응하지 않고 버텼다. 일부 미국 언론은 이란이 협상장에 나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결과적으로 미국 측의 희망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재자로 나선 파키스탄은 이슬라마바드에서 2차 회담 준비를 마치고 이란의 참여를 기다렸지만 막판까지 아무 응답을 얻지 못했다.
◆ 이란매체 "호르무즈 해협 봉쇄된 것으로 간주해야"
이란 타스님통신은 이란 측에서는 휴전 연장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통신은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휴전 연장을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할 수 있지만, 이후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정부 주요인사에 대한) 암살을 감행할 수 있다"면서 "이란 당국이 이 문제를 고려하고 있으며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고 했다. 타스님통신은 또 "미국은 전쟁에서 철수하더라도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휴전 협정 위반을 구실 삼아 전쟁에 남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작년 6월 12일 전쟁과 달리 이번에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전쟁의 그림자를 유지하려 한다면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봉쇄된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란 내에서 협상파를 대표했던 압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 등의 입지는 더 좁아진 것으로 보인다. 아라그치 장관은 지난 17일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엑스(X)를 통해 선언했으나, 이란 내부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다. 이란 타스님 통신, 파르스 통신, 메흐르 통신 등 반관영 매체들은 잇달아서 "설명이 필요하다"거나 "미디어 전략에 문제가 있다"는 글을 올렸다. 이슬람 혁명수비대(IRGC)를 중심으로 갑작스러운 협상 타결 분위기를 납득할 수 없다는 기류가 형성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이란이 "모든 것에 동의했다"면서 사실상 자신에게 완전히 굴복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잇달아 하고, 농축 우라늄을 미국이 갖기로 했으며, 대리 저항세력 지원을 중단하기로 약속했다는 등의 발언을 이어가자 이란 측에서는 즉각 반박 메시지가 쏟아졌다. 이어 해협에 대한 역봉쇄를 풀지 않기로 하고, 이란 항구에서 출발한 선박을 나포하면서 협상파는 점점 더 설 자리를 잃은 것으로 해석된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0일 미국-이란 협상과 관련해 "스물 네 시간 동안 10번은 바뀔 수 있는" 변화무쌍한 상황이라고 표현하면서 "상황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란이 협상장에 나올 수도 있다는 신호로도 읽혔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실현되지 않았다.
◆ 입지 좁아진 협상파
이란 전쟁의 출구를 찾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알자지라방송은 지난 20일 보도에서 이란전 종전 시점이 수 주 후가 아니라 수 개월 후는 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은 이란과 미국 간 시각이 엇갈리는 핵심 쟁점이다. 이란도 쉽게 원래 상태로 호르무즈 해협을 되돌릴 생각이 없고, 미국은 이란만의 통행세 체제를 허용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양측의 대치 상태가 길어지는 만큼 해협 봉쇄로 인한 세계 경제에 대한 충격은 커지게 된다.
트리타 파르시 퀸시연구소 부소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게시물을 공유하며 이것이 "합의도 없고, 제재 해제도 없고, 전쟁에 대한 재개도 없으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통제를 지속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것이 "안정적인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가장 중심에 두고 모색했던 '전쟁에서의 철수'를 확보하는 반면, 이란은 가장 핵심적으로 추구했던 제재 해제를 얻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양측이 완전히 갈라선 것은 아니다. 지난 1차 협상 이후 협상단을 이끌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이 "갈 길이 멀다"면서도 1차 협상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했다. 이란도 제재 해제를 통한 국제사회 복귀를 바라고 있는 만큼 시간을 두고 협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남아 있는 셈이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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