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이란이 닷새째 교전을 이어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모두 즉시 테헤란을 떠나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NS에 “이란은 하나의 핵무기도 가질 수 없다”며 이같이 적었다. 현지에 남은 미국민에게 소개령을 내린 동시에 이란 국민에게 더 큰 공격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은 내가 서명하라고 한 (미국과의) 합의에 서명했어야 했다”며 이를 거부한 탓에 불필요한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부터 다섯 차례 이어진 협상에서 이란이 미국의 핵무기 개발 중단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걸 비판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중동 상황을 이유로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일정을 중단하고 이날 밤 백악관으로 조기 귀국해 곧바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귀국 이유와 관련해 SNS에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과는 관계없다”며 “훨씬 큰 것이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에서 군사 개입을 확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귀국길에 전용기에서 CBS에 이란 핵 문제의 “진정한 종식”을 원한다며 이란에 핵무기 완전 포기를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이란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이스라엘이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앞으로 이틀 안에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나 JD 밴스 부통령을 이란에 보낼 가능성에 대해 “그럴수도 있다”며 배제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중동 국가들을 통해 “미국이 공격에 개입하지 않는다면 협상 테이블로 돌아갈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