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폭력사태 부추겨…반란 선동 혐의는 기소 못 해
대선결과 인증 펜스 계속 압박…경찰관, 트라우마 겪어
미국 법무부가 2020년 대선 전복 시도 혐의에 관한 최종 보고서를 공개한 가운데 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보고서를 작성한 잭 스미스 전 특별검사는 이 사건과 관련해 트럼프 당선인이 유죄를 선고받을 만한 증거를 확보했었다고 주장했다.
스미스 전 특별검사는 14일(현지시각) 공개된 보고서에서 “헌법은 기소된 범죄 중대성과 관계없이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금지하고 있다”면서도 “확보한 증거만으로도 (트럼프)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끌어낼 수 있었다”고 적었다.
미국 법무부는 이날 스미스 전 특별검사를 대신해 137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연방 의회에 제출했다.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며 스미스 전 특별검사를 “정신이 나간 검사”라고 깎아내렸다고 BBC는 전했다.
다음은 최종 보고서에 관한 다섯 가지 핵심 내용이다.
◆트럼프 폭력 유발
이 보고서는 2021년 1월 6일 발생한 트럼프 지지자들이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인증을 막기 위해 연방의회에 난입한 사건을 다룬다.보고서는 “트럼프의 발언은 지지자들이 폭력 행위를 하도록 유도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는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평화롭고 애국적인 목소리를 내라’고 말했지만 연설에서 ‘싸우라’라는 단어를 열 번 이상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당시 선거 조작을 주장하며 결과에 승복하지 않았다. 그는 폭동 사태 당일 백악관 인근에서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라며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연설했다.
미 하원은 반란 선동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탄핵 소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탄핵안이 상원에서 기각되긴 했지만, 그는 미국 역사상 유일하게 두 번 탄핵 소추를 당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의사당 폭동 가담자에 대한 일괄 사면을 약속했다.◆트럼프 반란 선동 혐의는 기소 못 해
보고서는 특검팀이 ‘반란 선동’ 혐의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을 기소하지 못한 점을 설명했다.
보고서는 트럼프의 1월 6일 연설이 대법원이 정의한 선동 혐의를 충족했다고 특검팀은 판단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트럼프는 그날의 폭력 사태를 예견할 수 있었지만, 선거사기 주장으로 지지자들을 자극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특검팀은 트럼프가 의회 폭력 사태에 직접적으로 개입했다는 ‘뚜렷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이 부분에 대해 기소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스미스 전 특별검사는 지난해 대선에 앞서 트럼프 당선인을 기밀문건 유출 혐의와 대선 뒤집기 시도 혐의로 각각 기소했으나,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하자 두 사건 모두 공소유지를 포기했다.
현직 대통령 기소를 금지하는 법무부 규정을 따른 것이다.
스미스 전 특별검사는 사기 음모, 공식 절차 방해 음모, 권리 침해 음모 등 혐의로 트럼프를 기소했지만, 반란 선동 혐의에 대해선 기소하지 않았다.
◆폭도들 “의회 침입은 트럼프 탓”
보고서에 따르면 1·6 사태로 기소되고 유죄 판결을 받은 시위자들은 트럼프의 연설이 의회 폭동을 자극했다고 말했다.
법원에 재판 전 가석방을 요청했던 알렉스 하크라이더는 자신을 비롯한 수천 명의 폭도들은 “트럼프의 간청에 응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에 형량 감경을 요청한 또 다른 시위자인 데이비드 메하피는 트럼프 연설을 지목하며 “나는 대통령을 믿었고 그것은 큰 실수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선 결과 인증 펜스 계속 압박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의회 대선 결과 인증을 앞두고 상원의장 자격으로 회의를 주재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인증을 거부해 달라고 여러 차례 요구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를 거부했고 두 사람의 관계는 이를 계기로 멀어졌다.
트럼프는 당신 연설에서도 펜스가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수십만 명의 사람이 그를 미워하게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트럼프는 연설을 하기 위해 백악관을 나서기 전 마지막으로 펜스에게 또 한 차례 전화를 건 사실이 확인했다고 스미스 전 특별감사는 밝혔다.
연설 직후 의회에 침입한 폭도들은 “펜스를 교수형에 처하라”라는 구호를 외쳤다고 한다.
◆경찰관들 트라우마 시달려
스미스는 보고서에서 의회 난동 사태 당시 의회 경찰 최소 140명이 시위대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최소 123명의 폭도가 치명적인 무기를 사용해 법을 집행하는 경찰관에게 심각한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고 했다.
보고서는 현장에 있었던 경찰관 223명은 이 사건으로 우울증 등 ‘심리적 트라우마’에 시달렸다고 전했다.
당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면서 여성 1명이 총에 맞아 숨지는 등 5명이 사망했다.
경찰관들은 폭동을 제때 진압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는 등 “여전히 그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