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덴마크령인 그린란드에 대해 매입 의사를 밝힌 데 이어 무력 병합도 배제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자 독일과 프랑스가 우려를 드러냈다.
8일(현지 시간) AFP에 따르면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앵테르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그린란드는 덴마크령이고 분명히 유럽 영토”라고 트럼프 당선인을 직격했다. 이어 “유럽연합(EU)는 세계 어느 나라가 됐든 주권적 국경을 침해하는 걸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실제 미국이 그린란드를 무력 병합 시도를 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강자의 법칙이 통용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우려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이날 “국경 불가침은 모든 국가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는 국제법의 기본 원칙이자 우리가 서구적 가치라고 부르는 것의 핵심 구성요소”라고 밝혔다. 슈테펜 헤베슈트라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그린란드에 관한 트럼프 당선인 발언을 평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비해 EU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파울라 핀노 EU 집행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지금 극도로 가정적인 것에 대해 얘기하고 있기에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거나 우크라이나 상황과 비교하고 싶지 않다”며 답변을 피했다.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덴마크령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에 대해 “군사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두 사안에 관해 군사력 혹은 경제적 강압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확언할 수 없다. 약속하지 않겠다”고 했다.
같은 날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선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부친의 전용기를 타고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전격 방문했다. 이에 라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장관은 “그린란드가 미국의 연방주가 되겠다는 야망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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