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족 무장투쟁 끝낼것"
에르도안 장기집권 청신호
쿠르드족 분리를 주장하며 튀르키예 정부와 맞서 무장투쟁을 이어온 쿠르드노동자당(PKK)이 47년 만에 조직을 해체하겠다고 선언했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PKK는 이날 지도부 회의 후 성명을 통해 "PKK를 해체하고 무장투쟁 방식을 끝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PKK의 투쟁은 우리 민족을 부정하고 말살하는 정책을 무너뜨리고, 쿠르드족 문제를 민주적 정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지점까지 끌어올렸다"며 "PKK는 역사적 사명을 완수했다"고 자평했다.
이번 해체는 PKK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이뤄졌다고 영국 BBC는 분석했다.
PKK 공동설립자로 1999년부터 튀르키예 이스탄불 남서쪽 한 섬의 독방에 수감 중인 PKK 지도자 압둘라 오잘란은 이번 해체의 대가로 가석방될 것으로 보인다. 오잘란은 지난 2월 감옥에서 보낸 편지에서 PKK가 무장을 해제하고 스스로 해산할 것을 촉구했다. PKK는 이를 받아들여 3월 초 휴전을 선언하며 오잘란의 석방을 요구했다.
PKK가 최근 몇 년 동안 튀르키예 군대에 의해 큰 타격을 입었고, PKK의 주요 근거지였던 시리아에서 지난해 12월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 정권이 무너진 이후 활동이 어려워진 점도 해체의 원인이 됐다.
2028년 대통령선거 출마를 노리는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PKK 해체는 호재다. 2003년부터 현재까지 장기 집권 중인 그의 임기는 2028년까지로, 3선 출마는 현행 헌법상 불가능하지만 헌법 개정과 중도 사퇴를 통해 출마가 가능하다. PKK 해체에 따라 에르도안 대통령은 헌법 개정에 대한 쿠르드족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제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