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선거관리위원회 개혁 논의에 불을 붙이고 있다. 단순한 법률 개정을 넘어 헌법상 독립기관인 선관위의 지위를 손보는 ‘원포인트 개헌’ 필요성까지 제기되면서 정치권 공방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최근 김민석 국무총리도 선관위를 겨냥한 원포인트 개헌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 관련 논의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총리는 전날 저녁 MBC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6·3 지방선거 국민참정권 침해에 따른 선관위 개혁 방안에 대한 질문에 “(선관위를) 없앨 수도 없고 행정부 산하에 둘 수도 없다”며 “외부 감시·감독을 받게 해야 하는데 현재 헌법 틀에선 어려우니 딱 해당하는 부분만 원포인트 개헌을 해야 하지 않나 개인적 생각을 갖고 있다”고 토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행 선관위의 헌법상 독립기관 체제는 3·15 부정선거에 대한 반성 속에서 마련돼 1963년 헌법에 반영됐다. 이후 견제와 감시의 사각지대에서 방치되면서 책임성 부족으로 이어졌고, 결국 이번 지방선거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초래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때문에 여야는 이번 사태로 드러난 선관위의 무능력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논의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선관위를 정조준한 ‘원포인트 개헌’에 국민의힘이 참여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더불어민주당 선거제도 개혁 TF 부단장을 맡고 있는 김영배 의원은 전날 YTN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선관위 개혁 관련 “‘선관위를 해체 수준으로 개혁하자’고 이야기하는 국민의힘 입장을 존중한다 하더라도, 개헌을 해야 되지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헌법에 있는 기관인 선관위는 헌법을 안 바꾸고서는 해체할 수가 없다. 그래서 오히려 국민의힘이 지금 개헌하자고 주장을 하는 셈”이라며 “이번 사태는 견제를 받지 않는 선관위 권력이 초래한 참사다.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런데 제대로 개헌까지 포함해서 논의하자니까 국민의힘에서는 시간이 걸린다는 식으로 나오는 것 자체가 모순적인 이중적 태도를 그대로 보여준다”면서 “(국민의힘은) 정략적인 정쟁에만 관심이 있다는 걸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단 민주당에서는 중앙선관위의 상임위원 수를 늘려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현행 제도상 1명인 상임위원을 더 늘리자는 것이다. 대법관이 겸임하는 중앙선관위원장 역시 상임으로 둬야 한단 지적도 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도 이번 사태 관련 선관위원장을 현행 대법관 겸직 ‘비상임직’에서 상임·책임직으로 전환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런 방향으로 이번 정기국회까지 1단계로 독립적 감사 기구의 설치에 대한 법률 개정 등을 마무리하고, 내년 적절한 시점에 원포인트 개헌을 추진하는 2단계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선관위 개혁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개헌보다 법률 개정이 우선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선관위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제도 개선은 현행 헌법 체계 안에서도 상당 부분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개헌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권력구조 개편 등 다른 헌법 개정 논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몇몇 의원들도 선관위 개혁 관련 안을 내놨다.
박성민 의원은 대법관이 선관위원장을 겸직할 경우 대법관 임기 만료와 동시에 위원장직에서도 퇴임하도록 하는 내용의 선관위법 개정안(노태악 방지법)을, 나경원 의원은 선관위의 귀책사유로 투표가 중단되거나 실질적으로 차단되는 등 중대한 위법이 있는 경우에는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불문하고 선거의 전부 또는 일부를 무효로 할 수 있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외에도 일각에서는 선관위를 비상설화하고 행정안전부 산하로 이관해야 한다는 강경론까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실제 개헌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미지수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여야가 선관위 개혁 필요성에는 공감하더라도 개헌 범위와 권한 조정 방식을 둘러싼 이견이 적지 않아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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