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전자 쓸어담은 ‘한국의 버핏’…향후 10년은 금반지 시대 [한국의 위대한 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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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6만전자 쓸어담은 ‘한국의 버핏’…향후 10년은 금반지 시대 [한국의 위대한 투자자]

입력 : 2026.06.16 17:58

매경플러스 ‘한국의 위대한 투자자’ 시리즈 3번째 주인공은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이다. 그는 두말 할 필요가 없는 ‘한국의 워런 버핏’, ‘가치투자의 대부’다. 행여라도 고객이 맡긴 돈을 잃는 날엔 잠도 못자는 그는 가장 믿을 만한 펀드매니저, 투자의 대리인이다.

“39년 동안 가치투자를 했지만 솔직히 말하면 한국은 가치투자가 가장 어려운 시장 중 하나였습니다.”

‘한국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은 뜻밖의 고백을 했다.

한국 최초 가치주 펀드를 만들고, 한국 가치투자 문화를 개척한 장본인이지만 정작 그는 오랫동안 한국 시장의 한계와 싸워왔다고 말했다. 아무리 좋은 기업을 찾아도 주주가 정당한 몫을 보장받지 못하는 시장에서는 가치투자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최근 그의 생각은 달라졌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움직임과 상법 개정 논의, 기업들의 주주환원 확대가 맞물리면서 한국 증시가 역사적인 변곡점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가치투자도 안 통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한국 가치투자의 대부’로 불리지만, 이채원에게도 가장 힘든 시기가 있었다. 2010년대 중반부터 코로나19 직전까지 이어진 이른바 ‘밸류트랩(Value Trap)’ 시기다.

당시 한국 증시는 성장주와 플랫폼 기업, 2차전지, 바이오 등 고성장 산업이 시장을 주도했다. 반면 가치주들은 실적이 개선돼도 주가가 오르지 않는 현상이 반복됐다. 이 의장이 오랫동안 고수해온 저PBR(주가순자산비율)·저PER(주가수익비율) 중심의 가치투자 전략도 쉽지 않은 시기를 맞았다.

“기업은 계속 돈을 버는데 주가는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가치가 언젠가 반영될 것이라고 믿었지만 생각보다 훨씬 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특히 2015년 이후 한국 증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심화되면서 가치주 투자자들에게 혹독한 시련을 안겼다. 기업 실적은 개선됐지만 복잡한 지배구조와 낮은 주주환원 정책 때문에 시장은 좀처럼 적정 가치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훗날 이 시기를 두고 “가치투자의 본질보다 시장 구조의 한계를 절감했던 시간”이라고 회고했다.

이채원이 최근 가장 주목하는 변화는 상법 개정이다. 그는 “주주의 비례적 권리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바뀌기 시작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한국 증시는 기업 실적이 좋아져도 소액주주들이 충분한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 밸류업 정책, 주주환원 강화가 확산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이채원은 최근 시장에서 가장 대표적인 가치투자 사례로 삼성전자를 꼽았다. 라이프자산운용이 출범한 2021년 이후 시장에서는 반도체 업황 둔화와 실적 부진을 우려했다.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 [김재훈기자]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 [김재훈기자]

하지만 그는 다른 시각으로 접근했다. “좋은 기업이 일시적인 이유로 싸질 때가 가장 좋은 투자 기회입니다.”

그가 보기에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경쟁력과 막대한 현금창출 능력을 갖고 있었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장기 성장성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가격이 매력적이었다. 그는 “가치투자의 핵심은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기업을 충분히 싼 가격에 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기 실적보다 기업의 장기 경쟁력과 내재가치에 집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2022년부터 삼성전자 주식을 6만원대에 주워담았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라이프자산운용의 대표 펀드인 ‘라이프한국기업ESG향상’ 펀드(2021년 7월 29일 설정)는 올해 5월 28일 기준 누적 수익률 406.97%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52.87%)을 크게 웃도는 성과다.

이채원이 향후 10년 가장 유망하게 보는 투자 키워드는 ‘금반지’다. 귀금속 금반지가 아니다. 금융·반도체·지주회사의 앞 글자를 딴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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