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엔 삼척서 요트 타요"…직장인 워케이션 성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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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충남문화관광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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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군의 한 달 살이 체험 프로그램 ‘고흥 유랑단’에 참여했던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단기 체류 이후 실제 전입을 결정했다. 방치됐던 구(舊)한전 사택을 리모델링한 ‘고흥스테이’에서 머물며 지역 주민과 교류하고, 인근 농장에서 주말 일손을 돕는 경험이 결정적이었다. 참가자 경쟁률은 무려 45:1에 달했다.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위기에 맞선 지방의 실험, ‘고향올래(GO鄕ALL來)’가 올해도 계속된다. 행정안전부는 8일 전국 41곳의 신청 지자체 중 12곳을 ‘2025년 고향올래 사업지’로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총 106억 원의 특별교부세가 지원되며, 워케이션, 로컬유학, 두 지역살이, 런케이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고향올래 사업은 ‘머무는 인구’를 늘리기 위한 체류형 정주지원 프로그램이다. 관광·업무·배움 등 다양한 목적으로 지역에 일정 시간 이상 머무는 ‘생활인구’ 유입을 통해 지역경제를 살리고 공동체를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고향올래는 일부 지역에서 인기를 입증했다. 전남 고흥군은 방치됐던 구(舊)한전 사택을 ‘고흥스테이’로 탈바꿈시켰고, 도시민들이 참여하는 ‘고흥 유랑단’ 체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단기 체류가 전입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강원 인제군은 ‘산골생태유학’으로 주목받고 있다. 도시 학생과 가족들이 전학과 이주를 겸하는 프로그램으로, 1학기 유학생 전원이 2학기까지 연장할 만큼 만족도가 높았다. 학부모는 지역 일자리와 주거도 함께 지원받는다.

이번 선정 지자체 중 눈에 띄는 곳은 워케이션(Work+Vacation) 분야다. 폐교와 자연휴양림, 치유숲을 사무실로 바꾸는 프로젝트다. 강원 삼척시는 폐교를, 충북 청주시는 미원 별빛자연휴양림을, 전북 진안군은 고원 치유숲을 재단장한다. 근무시간엔 업무, 퇴근 후엔 맛집·명소 탐방까지 가능한 ‘온-오프 하이브리드’가 현실이 된다.

처음 도입된 ‘런케이션(Learn+Vacation)’ 분야엔 전북 무주군이 선정됐다. 무주 읍내에 ‘오감놀이학교’를 만들고, 책·음식·놀이로 배우는 창의 교육을 선보일 계획이다. 태권V랜드, 미술관과 연계해 외곽 리조트 중심이던 방문 동선을 읍내로 끌어오는 전략이다.

두 지역살이(세컨드라이프) 사업은 충남 부여군, 전남 함평군, 경북 청도군에서 추진된다. 고택, 전통가옥, 대구 인접 창업지원센터 등 지역자산을 활용해 ‘한 달 살아보기’를 지원한다. 단기 체류에서 지역 창업·전입으로 이어지게 돕는다.

로컬유학은 강원 고성군, 전북 완주군, 경남 거창군이 맡는다. 고성은 ‘고성 키자니아’라 불리는 직업 체험 프로그램을, 완주는 24시간 기숙형 로컬유학을 운영한다. 거창은 학부모 일자리와 가족형 주택도 함께 제공해 가족 단위 이주까지 유도한다.

창업을 유도하는 로컬벤처 분야엔 전북 익산시와 경북 상주시가 선정됐다. 익산은 역사문화 자산이 풍부한 솜리생활권 중심으로 청년 창업 실험 공간을 제공한다. 상주는 성신여대와 손잡고 20~30 여성 대상 명주산업 창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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