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재계 첫 회동] 李대통령, 기업인과 140분 간담회
미국發 관세전쟁 대응 방안 화두… 최태원 “美관세 한다, 만다해 어려움”
李 “부당경쟁-착취로는 지속성장 불가… 상법개정안 시장 투명성 위해 필요”
예정보다 길어지자 ‘도시락 대화’
이날 간담회는 한미 통상협상 등 미국발(發) 관세 전쟁에 대한 대응과 경제 활성화 방안에 집중됐다. 다만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경제 상황이 과거처럼 부당 경쟁 또는 일종의 특혜, 일종의 착취, 이런 방식으로는 더 이상 지속 성장이 불가능하다”며 “아직도 여전히 (기업들에 대한) 불신들이 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 李 “기업이 경제의 핵심”이 대통령은 “지금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 안정되어 가고 있기는 한데, 그래도 우리 국민들이 경제단체장들, 주요 그룹의 책임자들이 어떤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를 보면 마음이 더 편해지실 수도 있을 것 같다”며 간담회를 시작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최근 선거 후에 시장이 많이 안정이 돼서 주가도 많이 오르고 그래서 저도 마음이 참 편하다”고도 했다. 참석자들은 “최근 코스피 상승에 대해 언급하며 새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이재용 회장은 “(이 대통령이) 표방하신 실용적 시장주의라는 국정철학은 저희 삼성뿐만 아니라 여기 참석 중인 기업, 우리나라 모든 기업들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지금은 불안하게도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복합 위기 상황이고, 혹자는 IMF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국난의 시기라고도 한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면서 지금 이 자리까지 성장해 왔으며, 이번 경제 위기도 대통령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민관이 힘을 합친다면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이 회장은 “당장의 경제 위기를 이겨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20년, 30년 후 다음 세대 먹거리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의선 회장은 간담회에서 “한국 모빌리티 산업이 미국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시장 점유율 역시 높다”며 “앞으로도 경쟁력 있게 싸워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류진 회장은 ‘내수 활성화’를 강조하며 “이번 여름 휴가 시즌부터 대대적인 국내 휴가 보내기 캠페인을 진행해 내수 회복의 불씨를 살리자”고 제안했다.● 기업들 “美 관세로 투자 어려워”최태원 회장은 “(미국이 관세를) 부과를 하면 부과했다고 하면 좋을 텐데 ‘한다, 만다’ 한다”며 “기업인들이 사업을 결정하거나 투자를 하는 데 상당히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구광모 회장은 “통상 대응과 공급망 안정화, 인공지능(AI) 분야도 정부와 기업이 손잡고 나아갈 길을 모색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케미칼과 HD현대의 나프타분해시설(NCC) 통합을 통해 석유화학 위기를 극복하고 산업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손경식 회장은 “미국, 중국 중심의 수출입을 타 국가로 영역을 넓혀야 한다”고 했고, 김기문 회장은 “미국이 세탁기, 냉장고까지 50% 관세를 부과한다고 하는데 대기업은 물론이고 협력 중소기업까지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 李 “상법 개정안 시장 투명성 위해 필요”
이 대통령은 ‘공정한 경제 생태계’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경제 상황이 과거처럼 부당 경쟁 또는 일종의 특혜, 착취, 이런 방식으로는 더 이상 지속 성장이 불가능하다. 이미 다 그 상태는 벗어났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아직도 여전히 불신들이 좀 있다. 그 불신들을 조금 완화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규제 합리화를 약속하면서도 “필요한 규제들이라면, 공정한 시장 조성을 위한 규제 이런 것은 당연히 필요하지 않겠느냐”며 “생명, 안전을 지키는 규제, 이런 것들이야 당연히 강화해야 될 텐데”라고도 했다. 이재용 회장은 이에 대해 “중소기업과의 상생은 저희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산업현장 안정 이거는 있건 없건 지켜야 할 원칙”이라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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