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활약하는 토트넘이 올 여름 대대적인 재정비를 준비하고 있지만 기류는 우울하기만 하다. 런던 북부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전경. 사진출처|토트넘 홋스퍼 SNS
토트넘(잉글랜드)의 2025년 여름은 굉장히 바쁜 시간이 될 것 같다. 선수단 전체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됐기 때문이다. 사령탑부터 주요 선수들까지 동시에 이탈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일단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의 결별은 확정된 분위기다. 텔레그래프는 23일(한국시간) “토트넘 최고축구책임자(CFO) 스콧 먼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사임한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가장 든든한 우군이었으나 올 여름 팀을 떠날 것이다”이라고 보도했다.
자연스럽게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물러나는 수순을 밟는다. 4강전에 올라 우승을 바라보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도 거취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매체의 설명이다.
토트넘은 역대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선 16위까지 추락했다. 챔피언십(2부) 강등은 피했으나 웃을 수 없는 성적표다. 게다가 리그컵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도 타이틀 획득에 실패했다. 유일한 희망은 UEL 타이틀인데, 냉정하게 보면 쉽지 않은 프로젝트다.
극도의 부진에도 최대한 인내를 보인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질을 결심한 시점은 울버햄턴과의 EPL 원정경기로 알려졌다. 발 부상 여파로 주장 손흥민이 빠진 가운데 토트넘은 졸전 끝에 2-4 완패하며 중위권 도약의 동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최소한의 자존심도 지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칼을 뽑았다.
동요하는 선수단을 다독이기 위한 긴급 조치일 수 있는데, 토트넘 선수들도 대거 이탈할 것이라는 시선이 파다하다. 연장옵션 1년을 활성화한 손흥민은 당장 올 여름 프리시즌 한국 투어가 예정된 터라 남아있을 것으로 보이나 주축들이 이적설에 휘말린 상태다.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아르헨티나)는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상 스페인)와 연결되고 있고, 미키 판 더 펜 역시 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한 유럽 빅 클럽으로 떠날 수 있다는 현지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센터백 콤비의 동시 이탈은 그야말로 재앙이다. 여기에 ‘살림꾼’ 데얀 클루셉스키 역시 유벤투스(이탈리아) 등으로 옮길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토트넘으로선 결국 아무런 보상과 성과 없이 무작정 뛰기만 했던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가 부른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