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렐에서 김아영까지…과천에 펼친 빛의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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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렐에서 김아영까지…과천에 펼친 빛의 상상

국현미 과천관 개관 40주년전
파레노 대표작 '마퀴' 첫 공개

제임스 터렐의 '상상들, 넓은 직사각형의 곡면 유리'(2021). 국립현대미술관

제임스 터렐의 '상상들, 넓은 직사각형의 곡면 유리'(2021). 국립현대미술관

'빛의 거장'으로 불리는 제임스 터렐의 작품은 체험하는 미술이다. 빛으로 채워진 공간에 들어선 관람객은 자연스럽게 침묵과 명상의 시간을 갖게 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과천관 개관 40주년을 맞아 터렐의 작품을 소장 이후 처음 선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과천관에서 'MMCA 과천 40주년: 빛의 상상들'을 연다. 자연과 건축, 예술이 어우러진 과천관의 공간 자체를 전시장으로 삼아 빛을 매개로 미술관을 새롭게 경험하도록 기획한 프로젝트다.

주목할 만한 전시는 2원형전시실에서 열리는 '잔상'이다. 이곳에서 터렐의 '상상들, 넓은 직사각형의 곡면 유리'가 처음 공개된다. 지난해 미술관이 소장한 작품으로 LED 조명과 반투명 직물인 스크림을 이용해 공간 전체를 빛으로 물들인다. 작품은 2시간30분에 걸쳐 색이 서서히 변하며 관람객의 위치와 움직임에 따라 서로 다른 공간감을 만들어낸다. 터렐은 10대 시절 비행기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하늘과 빛을 바라본 경험은 그의 작품 세계의 출발점이 됐다.

함께 소개되는 칠레 출신 작가 이반 나바로는 네온과 거울을 이용해 무한히 확장되는 공간을 구현한다. '에코(벽돌)'는 벽돌 구조물 아래 끝없이 이어지는 통로가 펼쳐지는 듯한 착시를 만들어내며 약 10년 만에 다시 전시된다.

미술관 로비와 통로 등 관람객 동선에서는 '광경' 전시가 펼쳐진다. 미술관 로비에 설치된 프랑스 작가 필립 파레노의 대표작 '마퀴'가 소장 이후 처음 공개된다. 영화관이나 극장 입구의 전광 간판에서 착안한 작품으로, 깜박이는 빛이 공연이 시작되기 직전의 긴장감과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3층 브리지에는 김아영의 '딜리버리 댄서의 선: 인버스'가 설치된다. 과천관의 공간에 맞춰 LED 패널 기반의 장소 특정적 설치로 새롭게 재구성했다. 전시는 11월 29일까지. 다만 터렐과 나바로의 작품을 선보이는 '잔상'은 내년 10월 31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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