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어게인! 구국의 영웅 윤석열 대통령님 믿습니다!"
12일 오후 4시께 서울 서초구 지하철 2·3호선 교대역 8번 출구 앞.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극우 유튜버 안정권 씨가 주최한 집회에 참여해 이같이 외쳤다. 참가자들은 비바람에도 굴하지 않고 우비를 입은 채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윤 어게인", "온리 윤", "불법 탄핵" 등의 구호를 반복했다. 부부젤라를 크게 불거나 어린아이를 안고 '윤 어게인' 전단을 들어 올리는 지지자들의 모습도 보였다. 일부 시민들은 핸드폰을 치켜들고 현장을 유튜브로 생중계하기도 했다.
비바람 불어도 "헌재 판결 인정 못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에 불복하며 서울 도심 곳곳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이날 오후 2시부터 교대역 근처에서 열린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5000여 명이 참석했다. 어린아이와 함께 참석한 가족 단위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무대에 오른 한 어린이는 애국가 1절을 부른 뒤 "윤 어게인"을 크게 외쳤다.
집회 연단에서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이 부당하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이희범 자유연대 대표는 "헌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 심판을 진행했다"며 "애국 시민들은 이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북대학교에서 시국선언을 제안한 이사야 씨 역시 "대통령의 체포부터 구속, 탄핵까지 모든 과정이 위법했다"며 비판했다.
앞서 같은 날 오후 1시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은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인근 동화면세점부터 대한문까지 이어지는 도로에서 '광화문 국민 대회'를 열었다. 전 목사도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강력히 불복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좌파가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이 북한식 연방제로 갈 수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이 제안한 국민저항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도 광화문 집회를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며 지지자들을 독려했다.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도 무대에 올라 "앞으로 있을 대통령 선거가 중요하다"며 "민주당은 정권을 차지하기 위해 입법권을 남용하며 국민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한 입장이 갈리고 있다.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광화문파'는 불복하며 '윤 어게인'을 외치고 있는 반면, 손현보 목사가 주축이 된 세이브코리아를 비롯한 '여의도파'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동안 윤 전 대통령을 적극 지지했던 일부 인사들도 탄핵 결정 승복을 선언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