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쓰고 한국 배송…우린 韓기업”
미국본사 대상 집단소송 불성립 주장해
정보유출사고땐 ‘美기업 차별말라’ 로비
미국 정치권을 상대로 “미국 기업 쿠팡이 한국 정부에 차별받고 있다”며 전방위 로비를 벌여온 쿠팡이, 정작 미국 법정에서는 “쿠팡은 한국 기업”이라며 재판 관할을 부인하고 나섰다. 필요에 따라 제멋대로 국적을 바꾸는 전략을 쓰고 있는 셈이다.
MBC 보도에 따르면 쿠팡 모회사 쿠팡Inc는 미국 법원에 제기된 집단소송에서 “쿠팡 서비스는 거의 한국어로 제공되고 배송은 한국 주소로만 가능하다”며 쿠팡 법인은 한국 기업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미국 본사와 김범석 의장을 상대로 소송을 낸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개인정보 유출 파문 이후 펼쳐온 논리와는 정반대다. 상장 이후 4년간 미국 정부와 의회에 로비로 약 158억원을 쓴 쿠팡은 스스로를 ‘미국 기업’으로 주장해왔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미국 기업에 대한 한국의 일부 대응 방식이 무역 협정을 타결하는 미국의 능력에 영향을 줬다”라고 했고, 에이드리언 스미스 하원 세입위원회 무역소위원장은 지난 1월 “한국이 차별적 규제로 쿠팡을 겨냥했다”라고 밝혔다.
압박은 이달 초 정점을 찍었다. UPI에 따르면 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 법사위원회는 지난 1일 ‘경쟁에 닫힌 나라(Closed for Competition: South Korea‘s Discriminatory Attacks on American-owned Businesses)’라는 제목의 35쪽짜리 중간 조사보고서를 내고 한국이 지난해 체결한 한미 무역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외교부 박일 대변인은 2일 브리핑에서 이 보고서가 “쿠팡 측 일방적 주장만” 반영했다며 유감을 표하고, 조사와 조치는 국내법에 따라 차별 없이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쿠팡의 국적 문제에는 외신도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쿠팡은 홈페이지에서 스스로를 “미국 기술기업이자 포천 150대 기업”으로 소개하지만 매출 대부분은 한국에서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테크크런치는 쿠팡이 ‘한국의 아마존’으로 불리지만 세계 본사는 워싱턴주 시애틀에 있다고 짚으며, 이 사건이 지정학적 분쟁으로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집단소송 원고 측은 “본사가 한국 쿠팡을 주요 자회사로 공시하고 유출 직후 본사 임원을 임시 대표로 파견해놓고 이제 와 별개 회사라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달 쿠팡에 사상 최대인 6246억8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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