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보내면 상품권 결제"…'불법 코인 대리 결제'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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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에서 미신고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코인을 활용한 불법 대리 결제 서비스를 광고하고 있다. / 사진=진욱 블루밍비트 기자

텔레그램에서 미신고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코인을 활용한 불법 대리 결제 서비스를 광고하고 있다. / 사진=진욱 블루밍비트 기자

텔레그램에서 가상자산(암호화폐)을 송금받고 대리로 결제해주는 이른바 '코인 대리결제' 서비스가 무분별하게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홍보하는 텔레그램 채널만 수십 개에 달해 업계에선 이 같은 서비스가 자금 세탁이나 환치기 등 각종 불법 거래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블루밍비트에 따르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텔레그램에서 수십~수백 개 규모의 공개 채널이 가상자산 환전 및 대리결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채널은 '현금↔코인', '상품권↔코인', '각종 페이↔코인' 등을 내세우며 이용자를 모집하고 있다.
방식은 단순하다. 이용자가 안내에 따라 가상자산을 입금하면 운영자가 대신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결제해주는 구조다. 일부 채널은 해외 결제 대행, 계좌 개설, 유심 발급 등 구체적인 서비스까지 함께 홍보하고 있다.

이 같은 영업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상 미신고 가상자산 사업에 해당하는 불법 행위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해 12월 보도자료를 통해 "내국인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가상자산 취급업자 가운데 특금법에 따라 신고된 27개 사업자를 제외하면 모두 불법 사업자"라며 "텔레그램·오픈채팅방 등에서 활동하는 불법 가상자산 취급업자를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FIU는 익명 기반 스테이블코인 교환이나 가상자산을 활용한 환치기 거래 등을 대표적인 불법 유형으로 지목했다. 당국은 이 같은 거래 방식이 자금 세탁,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각종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당국이 이들 불법 서비스를 인지하고 있어도 실질적인 차단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대부분의 서비스가 서버를 해외에 두고 운영되고 있고 텔레그램 역시 수사기관 협조가 쉽지 않은 구조"라며 "채널이 폐쇄돼도 이름만 바꿔 다시 개설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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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FIU의 규제 강화가 오히려 이 같은 불법 비공식 거래 시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FIU는 지난 3월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는 100만원 이상 거래에 적용되는 트래블룰을 100만원 이하 거래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담겼다. 또 1000만원 이상 가상자산 이전 거래를 의심거래보고(STR) 대상으로 지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업계에서는 제도권 거래소 이용에 따른 규제 부담이 커질수록 이용자들이 규제 문턱이 낮은 텔레그램 기반 시장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황 교수는 "규제가 강해질수록 이를 우회하려는 수요 역시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국내 자금이 규제가 덜한 해외 시장이나 비공식 거래 경로로 이동할 가능성도 커지고, 결국 제도권 거래소 이용자만 불편이 커질 경우 규제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도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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