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불장!”에 60대 엄마 웃고, 20대 아들 울었다…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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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이상 女 수익률 26.9% 전 연령대 1위
20대 남성 투자자 수익률 꼴찌
남성들, 모든 연령대서 여성보다 ‘회전율’ 높아

  • 등록 2025-10-28 오후 7:27:36

    수정 2025-10-28 오후 7:30:15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올해 코스피 상승률이 세계 최고를 기록하는 유례없는 주가 급등 장세에서 60대 이상 여성 투자자들이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투자 수익률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투자자들은 연령대를 불문하고 여성 투자자들보다 수익률이 낮았는데, 특히 20대 남성 투자자가 수익률 꼴찌를 차지했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한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27일 조선일보가 NH투자증권 데이터센터에 의뢰해 실시한 주식 투자자 수익률 분석 결과, 올 들어 9월까지 60대 이상 여성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26.9%로 1위를 차지했다.

그다음이 40대 여성(25.9%), 50대 여성(25.7%) 등 중장년 여성이 상위권을 싹쓸이했다. 국내 주식 거래가 한 건이라도 있었던 잔액 10만원 이상 활성 계좌 224만여 개의 성별과 연령별 수익률 등을 조사한 결과다.

남성 투자자들은 평균 21%의 수익률에 그친 가운데, 60대 이상 남성(23.3%), 50대 남성(21.1%) 등 남성 역시 장년층이 수익률 면에서 앞섰다. 30대(19.8%)와 20대 남성(19.0%)은 20%에도 못 미치는 수익률로 최하위권이었다.

이른바 ‘그랜마 버핏(Grandmother + Warren Buffett)’이라 불리는 60대 이상 여성 투자자가 높은 성과를 거둔 배경에는 ▲시장 주도 업종에 대한 감각 ▲우량주 중심의 집중 투자 ▲짧은 주가 등락에 흔들리지 않는 장기 보유 전략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수익률 상위권인 4050 중년 여성 투자자들도 대체로 비슷한 성향을 보였다. 투자 경력 20년이 넘은 주부 문모(62)씨는 매체에 “올해 여름 즈음부터 ‘조·방·원(조선, 방산, 원전)’ 관련주가 주목받는 모습이기에 지지부진하던 종목을 정리하고 여기로 갈아탔다”며 “덕분에 두산에너빌리티 한 종목에서만 80% 가까운 수익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남성 투자자들의 올해 순매수 1위 종목이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상장지수펀드)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ETF는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것으로 시장 하락분의 2배 수익을 노려 일명 ‘곱버스’라고 불린다. “코스피가 이럴 리 없어”라는 의심을 갖고 거꾸로 투자했지만, 오히려 주가가 올라 손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매매 빈도를 보여주는 ‘회전율’도 여성과 남성의 수익률을 가른 중요한 차이였다. 남성 투자자들의 평균 회전율은 181.4%로 여성 평균(85.7%)의 두 배가 넘었다. 회전율이 181.4%라는 것은 투자 원금이 1000만원일 때 올해 총 3620만원어치를 사고팔았다는 의미다. 연령대별로 봐도 남성들은 모든 연령대에서 여성보다 회전율이 높았다.

김명례 NH투자증권 영업부 금융센터장은 “올해처럼 반도체 등 대형주가 주도한 상승장에서는 잦은 매매를 하는 남성 투자자가 시장을 따라가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중년 여성은 실생활이나 뉴스에서 접한 1등 종목에 꾸준히 투자하고 한 번 사면 오래 보유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요즘 장년 여성은 학력·체력·재력을 모두 갖춘 ‘신중년 투자자’로 단순한 주부가 아니라 노련한 투자자층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버핏형 투자’는 자녀 계좌에서도 효과를 보였다. 19세 미만 남성의 평균 수익률은 25.4%, 여성은 26.7%로 성인 투자자보다 훨씬 높았다. 증여받은 자금으로 대형 우량주를 사서 장기 보유하는 전략이 빛을 발한 셈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행태를 연구해 온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투자 원금이 클수록 투자 기간이 길고 회전율이 낮은 경향이 있고, 반대로 투자금 규모가 작으면 튀겨야겠다는 조급함에 사고팔고를 반복하게 된다”며 “결국 인내심과 분산이 장기 수익률을 좌우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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