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 LS증권 디지털마케팅팀 선임매니저
88년생이지만 SNS 밈 섭렵해
“LS증권 입사할래요” 취준생 연락
인스타 관리 초창기엔 항의도 받아
최근엔 타 증권사가 벤치마킹 시도
“여기 완전 밈 맛집이네요” “담당자 진짜 감다살”
‘여의도 증권맨’ 김현우 LS증권 디지털마케팅팀 선임매니저의 하루 업무는 이런 댓글 세례를 읽는 것으로 시작된다.
김 선임매니저는 LS증권 디지털마케팅팀에서 ‘주식 투자자를 위한 밈’을 SNS에 창작 업로드하는 일을 맡는다.
김 선임매니저는 매일경제 ‘여의도란도란’ 인터뷰에서 “가끔 ‘담당자 승진시켜라’ ‘연봉 올려줘라’ 같은 댓글도 올라온다”며 “실제로 이뤄지지 않더라도 기분은 좋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 증시가 가파른 상승장을 보이면서 김 선임매니저는 연일 ‘폭풍 업로드’를 하고 있다. 인터뷰가 있던 지난 5일에도 ‘올해 코스피 사이드카가 총 21번 발동됐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김 선임매니저는 최근 ‘코스피 1만 돌파 때 어떤 짤을 올릴까’ 고민 중이다. 그는 코스피 3500 시절부터 코스피가 500포인트씩 상승할 때마다 기념 게시물을 업로드했다. 현재는 9000 게시물까지만 만들어 놨다.
국내외 증시 동향부터 거시경제 이슈까지 딱딱한 내용을 가볍게 풀어내는 것이 그의 강점이다. 주식 투자자의 심리를 잘 파고들어 누구나 공감할 포인트를 담아내는 데 성공하고 있다.
SNS에서 유행하는 밈을 차용할 때는 밈의 발원지인 온라인 커뮤니티보다는 인스타그램 등 ‘2차 소스’를 활용한다. 김 선임매니저는 “커뮤니티는 밈이 탄생하는 곳이지만, 정치 성향 등이 들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안정적이면서도 센스 있는 ‘줄타기’ 마케팅 전략이 먹혀들면서 LS증권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최근 1만7000명도 돌파했다. 최근 2년 새 8배 이상 늘었다.
김 선임매니저는 1988년생이다. 지난 2012년부터 잡지사, 기업 홍보팀, 홍보대행사 등을 거치며 각종 ‘홍보 콘텐츠’를 생산해온 베테랑이다. 그러나 그가 올리는 게시물들의 감각은 1997년 이후 출생자인 ‘젠지 세대’ 못지 않다.
김 선임매니저는 “현재 제 직급이 옛날로 치면 과장급인데, 제가 젊은 줄 알고 ‘대리 승진 시켜줘라’같은 댓글을 남기는 분들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게시물을 보고 ‘LS증권에 입사하고 싶다’며 인스타 연락을 주시는 취준생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가 업로드하는 게시물들은 모두 ‘포토샵 수작업’을 통해 탄생한다. 김 선임매니저는 “원래 있던 디자이너가 팀을 옮기면서 직접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선임매니저는 LS증권에 입사한 2020년까지만 해도 “증권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는 이 업계에선 아무도 디지털마케팅을 안 하고 있으니 노다지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개척자’가 되는 것에는 우여곡절이 따랐다.
2021년 그의 파격적인 게시물에 불편을 느낀 일부 고객이 항의를 넣은 것이다.
김 선임매니저는 “처음에는 쫄았는데 그때 당시 팀장님이 ‘야, 너 주눅 들지 마라. 그런 것 하라고 뽑은 사람 아니냐’고 말씀하셔서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최근 LS증권 인스타그램이 인기를 끌자 경쟁사들이 벤치마킹을 시도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김 선임매니저는 “타사에서 연락이 온다. ‘한 번 만나보고 싶다’ ‘어떻게 일하는지 보고 싶다’고 묻는다”며 “‘홍보대행사를 쓰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받아봤다”고 말했다.
주변 지인들로부터도 “너가 진짜 LS증권 인스타그램 담당자라고?”라는 연락이 온다고 한다. 그가 사석에서는 내향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어 다들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김 선임매니저는 최근 내향적 성격에도 ‘얼굴 공개’까지 마다하지 않고 있다. LS증권 유튜브 팟캐스트 컨텐츠 ‘위피조나’에도 출연 중이다.
김 선임매니저는 “금융권에 있는 기업들은 신뢰가 중요한데, 과거에는 기업이 가볍거나 재밌는 컨텐츠를 올리면 신뢰도를 떨어트린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며 “그러나 저는 기업이 만든 컨텐츠가 누군가를 피식 웃길 수 있다면, 이 역시 신뢰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의도란도란’은 매주 주말, 금융투자업계 인물을 조명하는 매일경제 증권부의 온라인 기획 연재물입니다. 시장을 움직이는 결정의 순간부터 잘 드러나지 않았던 업계 뒷이야기까지, 사람을 중심으로 자본시장 흐름을 풀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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