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주택가…들개 무리에 시민들 '불안'

13 hours ago 2

뉴스 요약쏙

AI 요약은 OpenAI의 최신 기술을 활용해 핵심 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려면 기사 본문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서울 노원구의 김민규 씨는 수락산 근처 공원에서 들개 무리를 자주 목격하며 불安감을 느끼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시내에 서식하는 들개는 약 200여 마리로 추정되며, 이들은 경계심이 강해 위협을 느끼면 사람을 공격할 수 있다.

들개 피해를 막기 위해 지자체에서는 포획단을 운영하고 있으나, 유기견 증가로 개체 수 감소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회원용

핵심 요약쏙은 회원용 콘텐츠입니다.

매일경제 최신 뉴스를 요약해서 빠르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근린공원·대학 기숙사 등
먹이찾아 내려온 들개떼 공포
사람들 위협하고 가축 공격
보신탕 가게들 줄폐업하며
야생에 버려진 유기견 늘어
"거리 유지하고 자극 말아야"

서울대 관악캠퍼스 버들골 풍산마당 인근을 활보 중인 들개. 연합뉴스

서울대 관악캠퍼스 버들골 풍산마당 인근을 활보 중인 들개. 연합뉴스

서울 노원구 수락산 인근 아파트에 사는 김민규 씨(26)는 최근 들개 무리 때문에 불안에 떨고 있다. 평소 자주 산책하던 근린공원에 들개 3~4마리가 무리를 지어 나타나 바닥의 음식물 찌꺼기를 먹거나 작은 새를 쫓는 장면을 여러 차례 목격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사람을 향해 짖길래 도망친 적도 많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달려들까 무섭다"고 말했다.

전국 곳곳에 '들개 주의보'가 내려지고 있다. 주요 서식지인 산과 하천 주변을 넘어, 먹이를 찾아 주택가나 학교 인근까지 내려오는 사례가 잇따르며 일부 시민들은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 시내에 서식하는 들개는 총 200여 마리로 추정된다. 들개는 사람의 손을 타지 않고 야생에서 사는 개를 말한다. 주로 무리를 지어 생활하며 경계심이 강해 위협을 느끼면 사람도 공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봄과 가을에는 번식기를 맞아 공격성과 활동성이 강해져 들개에 의한 가축·인명 피해가 크게 늘어난다.

서울대도 대표적인 들개 출몰 지역이다. 2000년대 중반까지 성행하던 보신탕 가게가 다수 폐업하며 사육하던 개들이 관악산에 대거 방생돼서다. 이 탓에 관악산 자락에 위치한 서울대 학생들은 봄과 가을마다 들개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대 기숙사인 관악학생생활관 인근에서도 들개 6마리가 포착돼 연락을 받고 출동한 전문가가 마취총으로 들개를 포획하기도 했다. 서울대 기숙사에 거주 중인 박진우 씨는 "산책을 할 때마다 들개 떼를 마주친다"며 "사람을 보면 일부러 다가오는 듯한 개체도 많아서 긴장을 놓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들개 피해를 막기 위해 일부 지자체는 '들개 포획단'을 꾸리는 등 대처에 나섰다. 충남 태안군은 지난해부터 야생동물 포획 경험이 많은 군민들과 함께 '들개전문포획단'을 출범해 들개 201마리를 포획했다. 경남 사천시도 2023년부터 들개 포획단을 운영해 매년 들개 30여 마리를 포획 중이다.

이 같은 들개 포획 시도에도 불구하고 유기견이 꾸준히 늘어나는 탓에 들개 개체 수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동물보호센터에 입소되는 유기견은 연평균 8만마리 내외로, 보호센터에 의해 구조되지 못한 채 야생에 버려지는 유기견은 매년 최소 수천 마리로 추정된다. 버려진 유기견들이 야생에 적응해 들개가 되고, 이후 새끼를 낳으며 개체 수가 늘어나는 것이다.

들개 포획 난도도 매년 높아지고 있다. 서울대와 관악구청은 10여 년 전부터 들개 포획에 나서고 있지만 효과는 크지 않다. 관악구청 관계자는 "들개는 학습 능력이 높아 포획틀의 위치나 형태를 인식하고 피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들개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들개는 광견병 등 각종 전염병을 퍼뜨릴 수 있는 만큼 접촉은 금물이다. 서울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야외에서 들개를 만났을 때 가장 중요한 건 먼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먹이를 주거나 손을 내밀면 공격을 당할 위험이 크므로 최대한 들개의 시야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좁은 골목 등 들개를 피하기 어려운 장소에서는 등을 보이거나 소리를 질러선 안 된다. 개는 등을 보이고 달아나는 대상을 쫓아가는 습성이 있다. 시선을 피하고 천천히 뒤로 물러나야 한다.

[김송현 기자]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좋아요 0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