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美공장 구축 중단에
SK온 15조원 배터리 계약
다른 차종으로 전환될 듯
혼다, 캐나다공장 무기한 보류
퓨처엠 합작법인 대안 모색
글로벌 전기차 캐즘(수요 절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했던 일본 완성차 업체가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다. 지난 3월 중동 전쟁 이후 전기차 수요가 늘고 있지만 예상보다 회복이 더디면서 야심 차게 추진했던 공장 설립 계획을 잇달아 수정하고 나섰다. 이에 일본 업체와 동맹을 맺은 국내 배터리 업계도 물량 변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일본 닛산은 미국 미시시피주 캔턴 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려던 계획을 중단하고 올 하반기 새로운 전동화 전략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전기차에서 판매 실적이 상대적으로 나은 중소형 차량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닛산은 2022년 캔턴 공장에 5억달러(약 7200억원)를 투자해 전기차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중단을 결정했다.
문제는 캔턴 공장에서 생산될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한 국내 배터리 업체가 영향권에 들었다는 점이다. SK온은 지난해 3월 닛산 차세대 전기차 4종에 99GWh 규모 고성능 하이니켈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공표했다. 2028~2033년 중형급 전기차 100만대에 탑재할 수 있는 물량으로 업계에서는 계약 규모를 15조원으로 추정했다. 일단 SK온 배터리는 올해 바뀌는 닛산 전동화 전략에 맞춰 신규 차종에 전환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객사 계획이 대폭 바뀌는 과정에서 계약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혼다는 최근 캐나다 온타리오주 전기차·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무기한 보류하기로 했다. 2024년 150억캐나다달러(약 16조원)를 투자해 2028년 가동을 목표로 생산 설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었지만 결국 손을 들었다. 혼다와 협력 관계를 구축했던 포스코퓨처엠과 LG에너지솔루션도 영향이 불가피해졌다. 애초 포스코퓨처엠과 혼다는 캐나다에 양극재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는데 혼다가 공장 설립을 무기한 보류하며 양사는 협력 대안 모색에 나섰다. 혼다는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한 미국 오하이오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하이브리드차나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하이브리드차 판매를 늘리면서 캐즘 충격에 대비하는 등 대응에 나선 반면 일본은 이에 대한 전략이 부족했다"며 "일본과 협력 관계를 맺었던 배터리 업체도 공급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도요타자동차도 캐즘 충격에서 자유롭지 않다. 도요타는 일본 후쿠오카 배터리 공장을 지어 2028년부터 생산을 시작할 방침이었지만 전기차 수요 둔화에 구축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도요타 지연 사태는 국내 배터리와 직접적인 접점은 없지만 잠재적으로 일본 수요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악재로 분류된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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