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디지털 IT기업'…정태영표 ‘테크전략’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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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현대카드를 ‘카드사’에서 ‘디지털 IT 기업’으로 변신시키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 2016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강조한 말이다. 이러한 ‘정태영표 테크 전략’이 최근 들어 결실을 맺고 있다. 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대표 신용평가사 JCR은 최근 현대카드의 신용등급을 기존 ‘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조정했다.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커머셜 부회장.(사진=현대카드)

지난해 11월 국내 카드사 최초로 JCR로부터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뒤 1년 만에 신용평가 상향조정을 이끌어 냈다. JCR은 신용등급 상향 요인 중 하나로 현대카드가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인공지능(AI)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를 대표적으로 꼽았다. 또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에서 높은 역량과 기술력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는 지난 10월 일본 빅3 신용카드사 SMCC(스미토모 미쓰이 카드 컴퍼니)와 수백억원대 계약을 체결하는 등 국내 금융권 최초로 AI 플랫폼을 수출했다. 이에 따라 SMCC는 현대카드와 여신 업무, 고객 상담, 부정 사용 감지 등 영역에 AI 도입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실제로 SMCC뿐만 아니라 해외 유수의 금융사도 현대카드의 유니버스 도입을 검토 중이다. 북미·유럽·중동·아시아 등 각국에서 데이터 사이언스 협업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정 부회장이 단기적인 안목이 아닌 중장기 비전 차원에서 AI에 1조원 넘게 투자한 뚝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정 부회장은 10년 전 영업이익의 30%가량을 AI와 데이터 기술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15년 실리콘밸리에 현지 사무소를 설립하고 임직원을 대상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을 진행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출신 인재도 영입하며 디지털 역량을 한층 끌어올렸다. 2016년에는 기업 로고를 ‘디지털 현대카드’로 변경하는 등 디지털 혁신 속도도 높였다. 이후 AI와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결제 데이터를 분석했으며 2018년에는 고객 행동 패턴에 맞춘 상품 검색 서비스 ‘피코(Pico)’를 출시해 디지털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 부회장은 미국, 유럽, 일본, 중동 등 해외 금융 시장에서 AI와 데이터 사이언스 역량을 인정받기 위해 지난 수년간 물밑에서 다양한 작업을 해왔다. 특히 미국과 유럽 시장 진입을 위해 최근 전자지불결제대행(PG) 자회사 블루월넛의 법인을 세우면서 AI플랫폼 수출과 현지화 노력을 꾀하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신용등급은 대외신인도를 보여주는 척도”라며 “이번 신용등급 상향은 유니버스 수출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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