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결제 비중 35.9%에서
20년 성장 후 정체 국면 맞아
간편결제 확산·수수료 인하에
카드사들, 새 먹거리 찾기 비상
국내 민간소비지출 가운데 신용카드로 결제되는 비중이 3년째 제자리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이후 현금 결제를 빠르게 대체하며 성장해온 카드산업이 사실상 포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카드사들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 이용액은 969조7840억원으로 전년(932조9094억원)보다 4.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민간소비지출은 1235조3205억원에서 1278조9894억원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민간소비지출 대비 신용카드 이용액 비중은 2024년 75.5%에서 2025년 75.8%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카드 결제 비중은 지난 20여 년간 가파르게 상승해 왔다. 2002년 35.9%에 불과했던 비중은 2022년 73.9%까지 꾸준히 높아졌다. 그러나 2023년 75.2%, 2024년 75.5%, 2025년 75.8%로 최근 3년간은 처음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카드 결제 시장의 포화 신호로 해석한다. 과거에는 현금과 계좌이체 거래가 신용카드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카드 이용액이 민간소비 증가율을 웃도는 속도로 늘어났지만, 현재는 카드가 이미 소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추가 확대 여력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삼성페이 등 간편결제가 빠르게 확산한 점도 카드산업 성장 둔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간편결제 상당수가 신용카드를 기반으로 작동해 카드 결제 자체를 대체하지는 않지만, 소비자 접점을 플랫폼 기업들이 가져가면서 카드사들의 독자적인 성장 공간은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와 2010년대 카드산업은 현금을 카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시장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의 수익성 기반도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가 반복되면서 수익성이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실제 금융당국은 수차례에 걸쳐 영세·중소 가맹점 우대수수료율을 인하해 왔으며, 카드업계는 수수료 수입 감소분을 카드론 등 부대사업으로 메우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산업은 이제 성숙산업 단계에 진입했다고 봐야 한다”며 “결제시장 자체의 성장 여력이 제한된 만큼 기업구매카드(B2B), 데이터 사업, 해외 결제, 구독 서비스, 자산관리 등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지 못하면 성장 정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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