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원유 서류 내도 연장 불가
‘관행적 대여’ 차단… 원칙론 고수
정부 “비상시 필요성 따져 판단”
업계 “가동률 하락 불가피” 우려
입항까지 수십 일 수급 공백 우려
비축유 스와프(SWAP·교환) 상환 일정을 연장해달라는 정유사들의 요청을 정부가 거절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그동안 정유사들이 대체 원유 확보 서류를 새로 제출하면 기존 대여 물량의 상환을 미뤄줬지만, 앞으로는 비상 시에만 대여해준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정유사들은 기존에 허용되던 상환 유예가 중단돼 비축유를 돌려줘야 할 경우 설비 가동률 하락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와 정부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비축유 스와프 물량에 대한 정유사들의 상환 유예 요청을 최근 반려했다. 정유사들은 통상 선적 일정을 한 달가량 앞두고 제반 작업 준비 등을 위해 정부에 비축유 스와프 신청 의사를 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축유 스와프는 정유사가 대체 원유 확보를 증명하는 선적 서류를 제출하면 한국석유공사가 정부 비축유를 대여해주는 제도다. 원유 선적 이후 국내 도착까지 수십 일이 걸리는 점을 고려해 선적이 완료된 사실이 확인되면 정부 비축유를 먼저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원칙적으로 정유사는 스와프 대상 원유가 국내에 들어오면 빌린 정부 비축유를 상환해야 한다. 이후 필요하다면 신규 스와프를 다시 신청해야 한다. 다만 정부는 제도 도입 초기 원유 수급이 불안정했던 점 등을 고려해 예외를 인정했다. 기존에 빌린 비축유를 상환하지 않고 않고 새 선적 서류를 제출해 대여 기간을 연장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정유사들이 이처럼 비축유를 상시 대여 물량으로 활용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정부는 비축유 스와프가 비상 상황에서 일시적 수급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제도인 만큼 수급 여건이 비교적 안정된 상황에서 대여 기간을 반복적으로 연장하는 것은 제도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정유사들이 재고 수준 등 연장 필요성을 입증하면 상환 유예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부도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보다 엄격하게 제도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며 “수급 차질이 발생하거나 정유사 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기업들의 예측가능성에 문제가 생기면 대여 기간 연장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유업계는 정부의 대여 기간 연장을 전제로 제도를 활용해왔는데 갑작스럽게 제동이 걸렸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환 유예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설비 가동률을 낮춰야 할 수도 있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와프 제도를 바라보는 정부와 정유업계의 인식 차이도 드러나고 있다. 정부는 스와프 물량이 수출용 석유제품 생산 확대에 활용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석유제품 가격이 높은 현 시점에서 정유사들이 수출 물량 확대를 위해 원유 투입량을 최대한 확보하려 한다는 것이다.
반면 정유업계는 그동안 석유제품 최고가격제와 수출통제 등 정부 방침에 협조해온 상황에서 비축유 스와프까지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반응이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현재 정유사들은 내수 물량에는 가격상한제를 적용받고, 수출도 물량을 제한받고 있다”며 “수급 상황이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스와프 연장 신청을 정유사들의 이익 확대 목적만으로 보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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