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CPI+미·중 합의에도 주가가 내린 이유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3 days ago 3

입력2025.06.12 07:36 수정2025.06.12 07:36

친절한 CPI+미·중 합의에도 주가가 내린 이유

관세와 인플레이션은 월가의 가장 뜨거운 화두입니다. 투자자들은 미국과 중국 협상단이 '프레임워크' 합의에 도달했다는 소식을 얻었습니다. 또 5월 소비자물가(CPI)는 예상보다 훨씬 양호하게 나왔죠. 하지만 향후 인플레이션은 관세 효과로 인해 상승할 수 있고요. 양국 합의에도 중국이 희토류 수출에 6개월 기한을 달아 승인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투자자들이 흥분하지 않은 이유입니다. 중동 관련 불안한 뉴스까지 터지면서 뉴욕 증시의 3일 연속 상승세는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1. 합의는 이뤄졌지만

미국 동부시간으로 밤사이에 런던에서 미·중 양국의 합의가 이뤄졌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영구 자석 등 필요한 희토류는 중국에 의해 '선행'(up front) 방식으로 공급될 것이고, 우리는 중국 학생과 관련된 것(비자)을 포함한 여러 가지 합의 사항을 중국에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은 대중 관세를 55%로, 중국은 10%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보편관세 10%+펜타닐 관세 20% 등 트럼프 2기 들어 부과한 30%에 기존 관세 20%를 더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친절한 CPI+미·중 합의에도 주가가 내린 이유

월가는 그리 감동하지 않았습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허가와 미국의 일부 수출 규제 해제 외에 오랜 무역 갈등에 대한 지속 가능한 해결책은 없었습니다. 사실 이미 무역협상 소식으로 지난 사흘간 주가가 상당히 오르기도 했죠.

친절한 CPI+미·중 합의에도 주가가 내린 이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런던에서 합의한 '프레임워크'는 지난달 제네바 협정을 본질적으로 복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허가가 승인되면 우리 (수출 규제) 조치들이 어느 정도 균형 잡힌 방식으로 완화될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에탄 등 화학 물질 ▲제트엔진과 항공기 관련 부품의 수출 제한 ▲중국 유학생 비자 발급 등을 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 수출 규제와 관련, 러트닉은 "중국에 최고의 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만 했습니다. 그는 중국 관세가 변동 없이 유지될 것인지 묻자 "확실히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친절한 CPI+미·중 합의에도 주가가 내린 이유

ING는 "시장 심리 관점에서 이는 긴장 완화를 향한 긍정적인 진전으로 보이지만, 큰 돌파구는 아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외교협회의 리처드 하스 회장은 "시장 반응이 없는 이유는 합의가 아무것도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이건 조약(treaty)이 아니라 휴전(truce)이다. 그리고 얼마나 실질적일지, 얼마나 오래 지속할지에 대한 진짜 질문이 남아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바이탈날리지는 "월가 컨센서스는 계속 유예되는 관세 위협, '협상이 순조롭다'라는 헤드라인 뉴스, 내용 없는 프레임워크 합의 속에 이에 기반한 계속되는 TACO 트레이드(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 사이클이 앞으로 약 3년 반 더 지속하리라는 것이다. 관세율은 10% 안팎으로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시장에선 미국이 반도체 수출 규제를 얼마나 푸는지에 대해 관측이 난무했습니다.

에버코어ISI는 "미국은 수출 통제를 경제 협상의 수단이 아닌 국가 안보 문제로 간주해 왔기 때문에, 수출 규제에 대한 어떤 의미 있는 합의도 중대한 변화로 여겨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에버코어는 "현재로서는 트럼프가 거래 본능에 의존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행정부 내에는 여전히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인사가 많다. 이들은 AI 경쟁을 존재론적 문제로 보고 있다. 기술 경쟁을 둘러싼 긴장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습니다.

뉴욕 증시는 아침 9시 30분 0~0.3% 수준의 강세로 출발했습니다. 미·중 합의 덕분이라기보다는 예상보다 좋게 나온 5월 CPI 역할이 컸습니다.

주요 지수는 정오께 마이너스로 떨어지기도 했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중국은 미국 자동차 업체 등에 대한 희토류 수출 허가에 6개월 제한을 두고 있다. 이는 무역 긴장이 다시 고조될 경우 베이징에 지렛대를 제공하는 동시에 미국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을 가중한다"라고 보도한 것입니다. WSJ은 "런던 회담에서 중국은 미국 기업의 희토류 수출 허가 신청을 즉시 승인하기로 했으며, 중국의 승인에 따라 미국은 제트엔진과 에탄에 대한 수출 통제를 포함한 조치를 철회할 것"이라고 썼습니다.

친절한 CPI+미·중 합의에도 주가가 내린 이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의회에 출석해서 많은 발언을 했는데요. "선의로 협상하는 국가들, 특히 EU와 같은 무역블럭의 경우 선의의 협상을 계속하기 위해 기한(7월 9일)을 연장할 준비가 되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음과 같은 발언도 내놓았습니다.
-중국과의 무역협상은 매우 긴 과정이 될 것이다. (중국은 믿을 만한 파트너인가) 지켜보겠다.
-2029년까지 재무부 장관직에 계속 있고 싶다(Fed 의장 되기 싫다)
-부채한도 관련 X 데이트(미국 부도의 날)는 움직이고 있다. 여름 중후반까지는 (의회가) 반드시 부채한도 관련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
-2025회계연도 재정적자는 GDP의 6.5~6.7%로 예상한다.

친절한 CPI+미·중 합의에도 주가가 내린 이유

백악관은 다음주 15~17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G7 정상회담에서 여러 차례 양자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캐나다와의 무역협정이 맺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2. 관세 효과 없다? CPI 안정

인플레이션 측면에서도 긍정적 소식이 있었습니다. 아침에 5월 CPI가 발표됐는데요. 트럼프 관세로 인해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수치가 온건했습니다.

▶헤드라인 CPI(전월 대비): 0.1% (예상 0.2%, 이전 0.2%)
▶헤드라인 CPI(전년 대비): 2.4% (예상 2.4%, 이전 2.3%)
▶근원 CPI(전월 대비): 0.1% (예상 0.3%, 이전 0.2%)
▶근원 CPI(전년 대비): 2.8% (예상 2.9%, 이전 2.8%)

친절한 CPI+미·중 합의에도 주가가 내린 이유

헤드라인 물가는 전월 대비 0.1%, 전달 대비 2.4% 올라서 컨센서스 0.2%, 2.5%보다 좋았는데요. 식품 물가가 한 달 만에 0.3% 올랐지만, 에너지가 0.1% 떨어지면서 상쇄했습니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도 전월 대비 0.1%, 전달 대비 2.8% 올라서 월가 예상 0.3%, 2.9%보다 낮게 집계됐습니다. 4월과도 같은 수준이고요.

친절한 CPI+미·중 합의에도 주가가 내린 이유

이렇게 데이터가 좋게 나온 것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오를 것으로 예측됐던 주요 상품의 물가가 하락한 것입니다. 중고차(-0.5%)와 신차(-0.3%), 의류(-0.4%), 신발(-0.4%) 등이 모두 전달보다 떨어졌는데요. 이에 따라 근원 상품 CPI는 0%(-0.04%)에 그쳤습니다. 블룸버그에서는 관세 부과 전 수입한 막대한 재고로 인해 물가가 내려갔거나, 경기 침체 우려에 수요가 줄어든 탓으로 추정합니다. 두 번째, 서비스업 물가가 예상보다 둔화했습니다. 항공료(-2.7%)는 4개월 연속 하락했고, 주거비(0.3%)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따지면 0.25%만 올라서 지난 3개월 평균(0.27%), 6개월 평균(0.29%)보다 둔화했습니다.

친절한 CPI+미·중 합의에도 주가가 내린 이유

관세 효과로 물가가 오른 품목도 있었습니다. 주요 가전제품은 4.3%나 뛰었고요. 자동차부품은 0.9%, 오디오 장비 1.6%, 장난감 1.3% 상승했습니다.

친절한 CPI+미·중 합의에도 주가가 내린 이유

시티그룹은 "관세 영향이 나타나려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몇 달이 지나도 수요가 부진해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 기업이 원하는 만큼 전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든 5월은 아직 예측하기 이르다. 하지만 늦여름이나 초가을까지도 큰 영향이 보이지 않는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질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CPI가 나온 뒤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주가지수 선물은 올랐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에 대한 금리 인하 기대도 약간 커졌습니다. 발표 전 올해 44bp 인하를 점쳤는데, 이후에는 50bp 인하를 기대했습니다. 다만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0.1%(Fed 워치)에 그칩니다.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16% 수준이고, 9월에야 69%로 높아집니다.

친절한 CPI+미·중 합의에도 주가가 내린 이유

웰스파고는 "5월 CPI는 관세 인상의 효과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미미함을 보여준다. 일부 상품 부문의 강세는 잠정적 징후를 보여주지만, 광범위한 물가 전가 효과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게다가 서비스 부문의 디스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근본적 추세를 높이기에 충분하지 않았다. 그러나 5월 데이터는 안전하다는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 관세 부과 전 재고 증가와 관세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일부 효과가 지연될 가능성이 크며, 특히 차량과 의류 가격이 반등할 위험이 있다. Fed는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하고, 추가 데이터 발표를 기다릴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에버코어ISI는 "이 보고서에서 여전히 견고한 5월 고용보고서와 유사한 점을 보고 있다. 관세 충격으로 인한 초기 T+1개월 인플레이션 영향과 고용 영향은 예상보다 적었다. 사전 수입이 많았고, 기업들이 관세 변화를 지켜보면서 가격 조정을 조금 더 기다리게 됐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기업들이 관세를 무기한으로 흡수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예상보다 낮은 CPI에도 불구하고, Fed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지수는 4월 0.1%에서 5월에 0.2% 상승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근원 PCE 물가는 4월 2.5%에서 5월 2.6%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관세 효과로 인해 2025년 말까지 근원 PCE 물가상승률이 3.5%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좀 더 긍정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알렉산드라 윌슨-엘리존도 멀티에셋 솔루션 부문 글로벌 공동 CIO는 "5월 물가상승률은 예상보다 낮았는데, 이는 기업들이 기존 재고를 활용하거나 수요 불확실성으로 인해 가격을 천천히 조정해 왔기 때문에 관세가 당장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을 시사한다. 추후 상품 가격이 다소 상승할 수 있지만, 서비스 물가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므로 인플레이션 상승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위대한 수치가 나왔다. Fed는 금리는 1%포인트 낮춰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친절한 CPI+미·중 합의에도 주가가 내린 이유

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Fed는 다음주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지만, 오늘 보고서는 경제전망요약(SEP)과 점도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런 전망은 단기 금리 인하 방향에 대한 기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 예상만큼 인플레이션이 심각하지 않다면 Fed는 올해 말 금리를 다시 인하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번 여름에 노동 시장의 약세 징후가 더 뚜렷해진다면 더욱 그렇다"라고 썼습니다.

친절한 CPI+미·중 합의에도 주가가 내린 이유

예상보다 낮은 물가 덕분에 국채 금리는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오후 3시께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6.2bp 내린 4.412%를 기록했고요. 2년물은 6.7bp 떨어진 3.943%에 거래됐습니다.

물가 걱정이 덜어진 덕분인지 국채 10년물 경매도 성공적으로 치러졌습니다. 390억 달러어치가 팔린 가운데, 발행 금리는 4.421%로 발행 당시의 시장금리(WI) 4.428%에 비해 0.7 bp 낮게 결정됐습니다. 4.4%대에서 수요가 충분하다는 게 확인된 것이죠. 경매가 성공적이었다는 증거 중 프라이머리 딜러가 채권의 9%만 떠안았다는 것입니다. 이는 최근 6회 평균 12.3%보다 낮은 양입니다. 내일은 220억 달러 규모의 30년물 국채 경매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3. 갑자기 불거진 중동 긴장

시장은 오후 2시까지는 어쨌든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후 2시부터 갑작스러운 급락세가 나타났습니다. AP통신에서 "미 국무부가 지역적 불안의 가능성으로 인해 바레인과 쿠웨이트, 이라크 등에서 모든 비필수 인원과 가족의 철수를 승인했다"라고 보도한 것입니다. 또 국방부도 중동에 주둔한 군인들의 부양가족에게 대피 준비를 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는 보도도 이어졌습니다.

친절한 CPI+미·중 합의에도 주가가 내린 이유

이는 이란에서 나온 소식 탓인데요. 이란의 아지즈 나시르자데 국방장관이 미국과 핵 협상이 틀어지고 분쟁이 벌어지게 되면 중동 내 모든 미군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입니다. IRNA 등 이란 매체에 따르면 나시르자데 장관은 "미국의 모든 역내 기지가 우리의 사정거리 내에 있다. 주저하지 않고 모든 기지를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4월부터 다섯 차례 핵 협상을 벌였는데요. 아야톨라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지난 4일 "미국은 이란이 핵 산업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허튼소리를 하지만 그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며 농축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공개된 인터뷰에서 이란이 핵 프로그램 폐쇄에 동의하도록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했지만, 점점 더 확신이 없어지고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친절한 CPI+미·중 합의에도 주가가 내린 이유

미국과 이란의 6차 핵 협상은 곧 열릴 예정인데요. 미국은 12일 열린다고 밝혔지만, 이란은 15일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친절한 CPI+미·중 합의에도 주가가 내린 이유

이에 유가가 급등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88%) 오른 배럴당 68.1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상호관세를 발표했던 지난 4월 2일 이후 최고입니다.

CIBC프라이빗웰스의 레베카 바빈 에너지 트레이더는 "이란의 발언이 눈에 띄게 적대적으로 변했다. 이번 상황은 협상 결렬 시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 가능성이라는 추가적인 복잡성을 수반하기 때문에 트레이더들은 신중하다"라고 밝혔습니다.

4. 달러 2023년 이후 최저…BoA "장기 약세"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0.89% 올랐는데요. 안전자산으로 여겨져 온 달러화는 2023년 이후 최저로 떨어졌습니다. ICE 달러인덱스는 0.47% 하락한 98.64를 기록했습니다. 유명 투자자인 폴 튜더 존스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내년에 달러가 10% 떨어질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 예측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내년에 트럼프 대통령이 '극도로 비둘기파적인' Fed 의장을 임명할 것이며, 이로 인해 단기 금리가 대폭 떨어질 수 있고, 이는 달러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친절한 CPI+미·중 합의에도 주가가 내린 이유

사실 달러와 관련해서는 월가 컨센서스가 '하락'입니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모두가 '달러 약세'를 예상합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해외 자본 유입 약화부터 정책 불확실성까지 구조적 요인들이 바뀌기가 어려워지고 있으며, 이는 중기적인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것을 시사한다"라면서 6가지 이유를 제시했는데요. 다음과 같습니다.

⑴ 관세 불확실성 지속=무역 긴장의 완화는 일시적이다. 정책 방향은 여전히 불안정하며, 관세 유예가 만료되는 여름 후반에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
⑵ 지속적 경제적 어려움=무역 긴장이 완화되었지만, 투자 지연과 기업 신뢰도 약화로 인해 미국 경제는 무역 전쟁 이전보다 성장 속도가 더딘 편이다.
⑶ 경상수지 적자 감소=경상수지 적자가 줄어들면 해외 자금 유입이 줄어들 것이다.
⑷ 외국 자산에 대한 투자=기관 투자자들은 미국 자산과 달러에 대한 노출을 재평가하고 있으며, 이는 지속적인 자본 유출에 이바지하고 있다.
⑸ 재정적 불확실성=예측 불가능한 재정 정책 경로는 위험을 증가시키며, 장기 국채 발행, 인플레이션 예측,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⑹ 트럼프의 달러 약세 편향=트럼프 행정부는 계속해서 더 낮은 금리와 약한 달러를 선호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인 가치 하락 압력을 가중한다.

5. 뉴욕 증시 하락, 테슬라는 강보합

오후 4시 주가는 결국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S&P500 지수는 0.27%, 나스닥은 0.50% 내렸고요. 다우는 0% 약보합세를 기록했습니다.

친절한 CPI+미·중 합의에도 주가가 내린 이유

반도체 수출 규제 완화에 대한 구체적 얘기가 없자 반도체 업종이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인텔은 6.34% 떨어졌습니다.

친절한 CPI+미·중 합의에도 주가가 내린 이유

테슬라도 급등세를 멈췄습니다. 밤새 일론 머스크가 X를 통해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올렸던 게시물 중 일부에 대해 후회한다. 너무 과했다"라고 사과했습니다. WSJ은 JD 밴스 부통령과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머스크에게 압력을 가했다고 썼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머스크가 X 메시지를 올리기 전에 트럼프와 통화했다고 전했고요. 웨드부시는 "결국 트럼프는 머스크가 공화당과 긴밀히 협력하기를 원하고, 머스크는 연방 차원의 자율주행 규제에 대한 청신호를 포함한 여러 가지 이유로 트럼프가 필요하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머스크는 로보택시 첫 공개 운행은 "잠정적으로" 6월 22일로 예정되어 있다며 "안전에 대해 극도로 예민하기 때문에" 날짜가 변경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파이퍼샌들러는 "중대한 로보택시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주가가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퀀텀컴퓨팅(+25.38%) 리게티컴퓨팅(11.39%) 등 퀀텀 컴퓨팅 관련 주들이 폭등세를 보였습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이 "퀀텀 컴퓨팅이 변곡점(inflection point)에 다다르고 있다"라고 말한 효과입니다. 그는" 몇 년 안에 흥미로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영역에서 퀀텀 컴퓨터를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지난 1월 "실용적인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는 데에는 20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한 것보다 크게 진보한 것이죠.

6. 정크 랠리, 당분간 지속

퀀텀 컴퓨팅 주식처럼 최근 위험이 큰 저품질 기술주 등의 주가가 크게 뛰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이를 '정크 랠리'(junk rally)라고 부르는데요. 이런 현상이 이어질까요?

친절한 CPI+미·중 합의에도 주가가 내린 이유

골드만삭스 트레이딩데스크에서는 "저품질 종목, 모멘텀이 약했던 종목, 공매도 잔고가 많은 종목이 최근 이례적으로 강세를 보인다. 이러한 움직임은 극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우리의 경제 분석은 탄탄한 성장, 자유무역 확대, 낮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추가적인 데이터가 나올 것을 시사하며, 이런 요인들은 이들의 랠리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이 ‘정크 랠리’는 되돌려질 것이다. 경제 성장은 연내 악화할 것으로 보고 있고, 관세 이슈가 또다시 부상할 가능성이 있으며, 공매도가 집중된 종목들의 밸류에이션은 금리 등에 비해 이미 상당히 과열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JP모건 트레이딩 데스크에서도 ‘정크 랠리’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비슷한 의견을 내놨습니다. "랠리 동안 공매도 포지션 청산이 부족했고, 헤지펀드의 레버리지가 최고 수준이며, 모멘텀이 강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러셀 2000지수에 대한 포지셔닝은 낮은 상태다. 이런 환경은 공매도가 많은 종목의 강한 성과를 뒷받침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추세가 유지되려면 추가적인 긍정적인 거시경제 지표(예: CPI 발표 및 10년/30년 물 국채 입찰 호조)와 관세 관련 긍정적 뉴스가 필요하다. 덧붙여, 이들 종목의 절대 및 상대적 수익률은 이미 상당히 과열된 상태다. 만일 공매도 종목에 대한 스퀴즈(squeeze)가 발생한다면, 이는 매우 빠르게 마무리되면서 단기적으로 이들 종목(더 나아가 시장 전체)에 정점을 의미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