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街)는 이번주 코스피 지수가 '허니문 랠리' 이후 단기 차익실현에 대한 지지력 테스트와 함께 '삼천피'(코스피 3000포인트) 타진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15일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지수 예상 움직임 범위를 2800~3000선으로 전망했다. 새 정부의 정책 기대감이 아직 시작 단계인 데다 미·중 2차 무역합의가 도출되면서 관세 우려가 한풀 꺾인 것이 긍정적 요인으로 지목됐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내수 부양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상법 개정안 등을 통한 증시 디스카운트 탈피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코스피 상승의 주요 동력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미·중 무역 협상이 합의에 도달했다는 점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급격한 주가 상승에 대한 우려도 있으나 정책 시행 확인 후 유입되는 수급도 있다"며 "정책 모멘텀은 상법 개정안 이후 내수 부양책과 인공지능(AI) 투자 등 산업 분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도 "여당이 국회에서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어 법안 개정이 가능한 상황인 데다 정부의 의지가 강한 점도 증시에서 높게 평가받는 것"이라며 "강력한 재정지출 의지도 호재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지난 3일 새 정부 출범 이후 12일까지 8.19% 오른 코스피 지수는 중동 위기 등 대외 지정학 리스크와 단기 차익 실현 매물 출회 영향에 지난 13일 0.87% 하락하면서 3000선 돌파를 앞두고 숨 고르기에 나선 모습이다.
대내 증시 여건이 우호적인 상황에서 이번주 '삼천피' 돌파 여부는 글로벌 리스크와 차익 실현 욕구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당장 오는 16~17일 중국과 미국에서 각각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지표가 발표되는데 미·중 무역분쟁의 결과가 일부 반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표가 예상보다 나쁘게 나온다면 미 증시에서 재차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이스라엘-이란 간 중동 분쟁으로 유가가 단기 급등하면서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를 불확실하게 만들 수 있는 것도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이 연구원은 "증시가 더 오르려면 외국인이든 국내 수급이든 매수세가 더 붙여야 하는데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새 정부의 정책은 매력적이나 글로벌 위험 요인이 존재한다"며 "하반기에 미국의 경기둔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는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 수준) 정상화가 되는 것만으로 3000포인트를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이번주 산적한 국내외 주요 이슈들의 결과에 따라 최근 급등에 대한 단기 차익실현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주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 발표 외에도 15~17일(현지시간) G7 정상회의, 17~18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17일 일본은행 금리결정회의 등의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