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프랜차이즈 가맹점 186곳 분석
매출 49% 배달플랫폼 통해 발생
“수수료 부담 되지만 이용할 수밖에”
서울 동대문구에서 5년째 프랜차이즈 치킨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오모 씨(41)는 최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수수료로 걱정이 커졌다. 수수료가 계속 올라 매출의 30% 이상을 수수료로 내고 있다. 오 씨는 “수수료가 부담이 되지만 주문 10건 중 9건은 배달앱을 통해 들어와 배달앱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26일 서울시는 치킨, 커피, 햄버거 등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매출의 약 절반인 48.8%가 배달 플랫폼을 통해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는 서울시가 프랜차이즈 가맹점 186곳의 매출 자료를 바탕으로 △매출 발생 유형 △배달 플랫폼 수수료율 △영업이익 및 영업비용 구성 등을 조사한 결과다. 2023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결제시스템(POS)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장조사(14곳) 및 온라인 조사(172곳)를 병행했다. 지방자치단체가 1년여의 실제 매출 데이터를 바탕으로 프랜차이즈 업체를 분석·연구한 사례는 처음이다.
조사에 참여한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의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배달 플랫폼을 통한 매출이 48.8%로 가장 높았다. 이어 ‘매장’(43.3%), ‘모바일상품권’(7.9%) 등의 순이었다. 배달 플랫폼과 모바일상품권 매출을 더하면 절반이 넘는 56.7%로, 자영업자들의 높은 온라인 플랫폼 의존도가 나타났다.
배달 매출 중 플랫폼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평균 매출의 24%였다. 플랫폼 수수료는 배달·중개·광고 수수료로 구성된다. 배달앱 주문으로 100만 원을 벌면 24만 원이 수수료로 나간 셈이다. 이는 1년 전인 2023년 10월 17.1% 대비 6.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배달앱 내 상위 노출 경쟁이 심해지면서 광고수수료 비용이 높아지고 있어 점주의 추가적인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월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발표한 외식업 점주 502명 설문에서도 점주들은 사업장 운영에서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요인으로 배달앱 수수료(7점 만점에 5.68점)를 꼽았다. 이들 중 34.8%는 배달앱 메뉴 가격을 오프라인 매장보다 높게 설정한 ‘이중 가격’을 도입했다고 했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배달앱 총수수료에 상한선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최근 사용이 늘고 있는 모바일상품권의 평균 수수료율도 7.2%에 달했다. 가맹점주의 절반(42.5%)이 이 수수료를 전액 자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서울시는 올해 하반기 중 ‘배달 플랫폼 상생지수’를 개발할 계획이다. 가맹점과 수수료를 절반씩 분담하는 가맹본부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우대수수료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도 공정거래위원회와 논의해 나갈 방침이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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