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국장 복귀는 지능 순'이 현실화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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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국장 복귀는 지능 순'이 현실화하려면

주가는 기업 실적과 투자심리 사이의 복잡한 함수다. 기업이 미래에 벌어들일 순이익, 즉 기업의 미래 가치와 그 기업을 바라보는 투자자 심리의 결정체가 주가에 함축돼 있다. 자본시장의 최대 화두인 ‘코스피지수 5000’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상장사의 혁신, 시장을 향한 투자자의 신뢰라는 두 가지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얘기다.

글로벌 경기 둔화, 미국 관세정책 등 악조건 속에서도 한국 기업은 분투하고 있다. 지난 15~18일 ‘코스피 5000, 대전환의 시대’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열린 국내 최대 규모 주식투자 콘퍼런스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5’에서 대표 혁신기업 리더 120여 명은 저마다 글로벌 시장에서 넘버원 기업으로 올라서 코스피지수 5000시대의 선봉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수주 잔액이 크게 늘면서 주가가 더 오를 것”(류광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 “독보적 기술을 앞세워 세계 1위 화장품 회사가 될 것”(최경 코스맥스 부회장)이라고 강조했다.

연단에 선 주식투자 전문가들도 “코스피 5000은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전제 조건이 붙었다.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에 대한 의지가 꺾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코스피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데도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에만 10조원 가까이 주식을 내다 팔고 있다. 3400선인 지금을 고점이라고 여기는 냉소적인 투자자들이다. 양도소득세를 내는 대주주 기준을 두고 정부가 설왕설래하는 동안 커진 실망감과 무관치 않다. 주가지수가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흔들림 없는, 예측 가능한 룰이 절실한 상황이다.

배당소득 분리과세의 최고세율을 35%에서 원안(25%)대로 낮춰 대주주가 기꺼이 배당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한국과 비슷한 경제 구조를 가진 대만 증시는 2018년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도입한 뒤 본격적으로 상승했다. 전체 시가총액이 한국의 1.2배에 달한다.

징벌적 수준의 상속세를 인하해 최대주주의 주가 부양 의지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연일 거세지는 ‘기업 때리기’ 역시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 코스피 5000을 떠받칠 또 다른 동력은 기업 실적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국장 복귀는 지능 순이라는 말이 생겨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현 정부의 성적표는 좋든 싫든 주가지수 수준으로 갈음될 것이다.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일관성 있는 제도 개선, 기업 혁신을 위한 지원이 선행될 때 코스피 5000이란 성적표를 받아 들 수 있으리란 게 증권가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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