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문 좁아지자 ‘1인 창업’ 확산… 개발-영업까지 AI에 맡겨

17 hours ago 2

[AI에 무너지는 ‘경력 사다리’]
1인 기업 116만개, 1년새 15% 늘어… 직원 고용 않는 ‘솔로프러너’ 시대
국내 1인 기업, 중장년층이 다수… 청년 사회진출 해법 될진 미지수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
정보기술(IT) 기업의 채용문이 좁아지면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홀로 회사를 꾸리는 ‘솔로프러너(solopreneur·1인 창업가)’들이 늘고 있다. 개발, 디자인, 마케팅, 고객 응대 등 과거 여러 명이 하던 일을 AI를 활용해 홀로 처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15일 중소벤처기업부의 ‘2025년 1인 창조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1인 창조기업은 2023년 말 기준 116만2529개로 1년 만에 15.4% 늘었다. 2020년 기준 91만7365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3년 사이 26.7% 증가했다. AI 대중화의 효시로 꼽히는 오픈AI의 챗GPT가 2022년 11월 출시된 이후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에서도 1인 창업은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국 결제기업 스트라이프에 따르면 미국에서 새로 설립된 스타트업 가운데 창업자가 한 명인 기업의 비중은 2019년 23.7%에서 지난해 36.3%로 높아졌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기술기업 CEO들과 첫 1인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 원 이상 스타트업)이 등장하는 때가 언제일지를 놓고 내기하고 있다”며 “AI가 없었다면 상상하기 어려웠겠지만 이제는 실제로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실제 올 1월 설립된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탭제로’는 김태호 대표 혼자서 운영하고 있다. 생체나이 추적 앱과 AI 영양 분석 앱 두 개를 서비스하는 김 대표는 월 200만 원가량을 들여 AI에 앱 개발과 유지보수, 세무, 회계, 영업을 맡기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운영 중인 서비스를 사람이 개발하고 관리했다면 개발자 7, 8명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이제는 모든 일을 우선 AI에 맡겨 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1인 창업 증가가 AI 확산으로 인해 기업 취업이 어려워진 청년층의 사회 진출 해법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 1인 창조기업 대표자의 평균 연령은 55.1세였고, 창업 전 직장에서 평균 16.3년간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로서는 사회에 처음 진출하는 청년보다 직장에서 쌓은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하는 중장년층의 창업 수단에 가까운 셈이다. 이 때문에 1인 창업이 청년들의 실질적인 사회진출 통로가 되려면 실패 후 재도전을 지원하고, 창업 경험을 취업 과정에서 경력으로 인정하는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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