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신안산선 공사장 붕괴
11일 새벽 붕괴우려 신고 접수
인근 도로 1km 사전 통제나서
빠른 대처로 인명피해 최소화
안전진단 하던 국토부·시공사
붕괴 우려 없다고 판단했지만
오후 3시 넘어 갑자기 무너져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 터널 공사장 붕괴 사고는 11일 오후 3시 13분께 발생했다. 지하 공사 구간이 무너지면서 왕복 6차선 지상도로가 'U' 자형으로 휘었다. 아스팔트는 마치 퍼즐을 맞춰 놓은 듯 금이 간 채로 겨우 도로 형태를 유지했다. 사고 형태와 규모를 고려할 때 이 구간을 이용하는 차량 등의 피해가 클 수 있었지만 공사 관계자 외에 피해는 없었다.
이날 0시 30분께 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환기구 공사 현장에서 붕괴 우려 신고가 접수된 후 빠르게 초동 조치한 것이 큰 피해를 막았다는 분석이다.
광명시 등은 지하 터널 내부 기둥(버팀목) 다수에 균열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접수하자마자 광명 양지사거리부터 안양 호현삼거리까지 왕복 6차선 1㎞ 구간 도로의 차량과 사람 통행을 전면 통제했다.
사고는 차량과 사람 통행이 전면 통제된 지 15시간 정도가 지난 후에 일어났다.
다만 국토교통부와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 등 관계자들이 공사 현장 지하와 지상에서 균열이 생긴 원인을 분석하고, 보강공사를 위한 안전진단을 진행하던 중 사고가 나 작업자 1명이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사고 현장에 있던 작업자 17명 중 도로 상부에서 안전진단을 하고 있던 5명이 한때 연락이 두절됐다. 이후 3명은 안전이 확인됐고, 1명은 연락이 닿았으나 지하에 고립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굴착기 기사 1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경찰 등은 이날 새벽 '투 아치(2arch)' 구조로 시공 중인 지하 터널 내부의 가운데 버팀목 다수에서 균열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바탕으로 침하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붕괴했을 가능성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날 오전 공사 현장을 점검한 국토부 관계자는 "오전에 현장에 가서 교수들과 전문가들이 대책회의를 했고, 침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 이걸 지켜보고 보강공사하고 추가 작업하자는 결론을 냈다"면서 "침하를 지켜보는 과정에서 붕괴된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토부가 오전 현장 확인 때 급박한 붕괴 위험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했는데 오후에 갑자기 붕괴된 상황에 대해 의문이 커지고 있다. 국토부, 토목학회 등과 현장 점검에 나선 시공사 포스코이앤씨 측은 현장 안전 유지에 필요한 최소 인력을 남기고 나머지 인력은 대피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청은 오후 3시 13분 사고 접수를 받고 7분이 지난 3시 20분에 현장에 도착했다. 오후 3시 51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오후 4시 소방차량 18대, 소방인력 55명을 투입해 실종자 소재를 추적하고 인근 추가 사고 원인을 막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광명시는 사고 직후 "양지사거리 방향으로 추가 붕괴 위험이 있다"면서 "차량은 우회도로를 이용하고, 인근 주민은 즉시 안전 지대로 대피해달라"는 긴급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2027년 전후 개통이 예상되는 신안산선 복선전철 사업은 경기 서남부와 서울을 잇는 광역철도로 서울 여의도를 중심으로 안산, 광명, 시흥으로까지 이어진다. 안산~광명~여의도, 화성 송산기지~시흥시청~광명 구간으로 나뉘며 총 연장 44.7㎞다. 지하 40m 이하 대심도에 건설되며 시속 최고 110㎞로 운행한다. 개통되면 안산~여의도 소요 시간이 100분에서 25분까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사고 구간은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다.
[지홍구 기자 / 이대현 기자 / 이희수 기자 / 안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