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성적 기준을 넘지 못하는 초·중 학생 선수가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도록 하는 ‘최저학력제’ 적용을 한시적으로 유예하기로 했다. 출전 제한으로 인한 선수 간 형평성 문제와 경기력 저하 등 논란이 빚어진 결과다.
교육부는 11일 적극행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학교체육진흥법 제11조 제1항 적용을 한시적으로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해 9월 1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 대회 출전이 불가능했던 초·중학생 선수 3675명이 대회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됐다.
학교체육진흥법에 규정된 최저학력제는 학생인 운동선수의 학력이 일정 수준(해당 학교 재학생의 평균 점수 초 50%, 중 40%, 고 30%)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다음 학기 대회 출전을 금하는 제도다. 고등학생 선수만 예외로 온라인으로 기초학력보장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출전이 허용됐다.
운동 선수도 공부를 병행하게하겠다는 의미였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성적 때문에 대회에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의 의욕이 꺾이고 경기력이 저하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지난 4월에는 중학교 학생선수들이 미술·음악 등을 전공하는 학생과 형평성이 맞지 않고, 다니는 학교에 따라 성적이 달라져 출전금지 여부도 바뀔 수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국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5일 학교에 관계 없이 학생 선수가 성적이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기초학력 보장 프로그램을 이수한 경우 대회 참가를 허용하도록 학교체육진흥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교육부 역시 적극행정위원회를 개최해 기존 법 조항의 적용을 유예하기로 했다. 진로·진학을 위한 권익 보호가 더욱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개정안이 시행되기 전부터 출전을 허용하기 위해서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이번 결정으로 초·중·고 학생 선수가 기초학력 보장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즉시 경기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돼 훈련 동기부여, 경기력 향상 등이 가능해졌다”며 “학생 선수들이 특기·흥미를 살려 진로 찾기에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