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경쟁률이 높았던 단지가 분양권 시장에서도 인기다. 웃돈(프리미엄)을 주고 인기가 검증된 아파트를 사는 수요자가 늘고 있다. 청약 미달 사태 속에 지방에서도 선호도가 높은 단지에 매수세가 몰리는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전북 전주 완산구 ‘더샵 라비온드’(2226가구) 분양권 거래는 올해 들어 355건에 달했다. 분양권은 조합원이 아니라 일반청약 당첨자에게 주어지는 주택 소유권이다. 입주 전까지 사고팔 수 있다. 직방에 따르면 이 단지 분양권은 분양가보다 3000만~4000만원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6일 전용면적 84㎡는 5억4565만원에 거래돼 분양가보다 4095만원 높았다.
이 단지는 지난 1월 836가구 모집에 2만1816명이 몰려 1순위 경쟁률 26.1 대 1을 기록했다.
충남 천안시 서북구 ‘e편한세상 성성호수공원’(1763가구)은 지난달 12일 당첨자 발표 이후 약 한 달 만에 132건의 분양권 거래가 이뤄졌다. 분양가가 높은 편인데도 호수 조망권이란 입지 덕분에 1순위 경쟁률이 17.49 대 1로 높았다. 분양권엔 웃돈이 2000만~3000만원씩 붙어 있다.
대전 유성구 ‘도안 푸르지오 디아델 29블록’(578가구)도 지난해 8월 408가구 모집에 1만2571명(30.81 대 1)이 몰린 인기 단지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흥행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들어서만 113건의 분양권이 손바뀜했다. 4000만~8000만원의 웃돈이 붙은 상태다. 경기 용인시 처인구 ‘힐스테이트 몬테로이 2단지’는 2022년 분양해 현재 입주가 진행 중이다. 올해 91건의 분양권이 거래됐다. 이곳 역시 청약 경쟁률(14.69 대 1)이 높았던 단지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프리미엄이 너무 높지 않은 분양권을 잘 고른다면 청약보다 좋은 내 집 마련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