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차 25% 관세 부과 예고로 위기에 빠진 한국GM 노사가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를 찾는다. 생산량의 85%가량을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GM은 관세 부과시 가격 경쟁력 하락에 따른 타격을 크게 입을 수밖에 없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과 로버트 트림 한국GM 노사협력 부문 부사장, 안규백 금속노조 한국GM지부 지부장 등 노사 대표단은 지난 15일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한국GM 노사는 오는 19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GM 본사를 방문해 실판 아민 해외사업부문(GMI) 사장과 마이크 페레즈 북미GM 생산 및 노사관계 총괄, 젠슨 피터 클라우센 글로벌 제조 부문 부사장 등과 만난다.
이 자리에서 한국GM의 2027년 이후 생산 차종 계획 등을 핵심 의제로 올려 한국 사업장의 역할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GM 노조 관계자는 “GM 글로벌 임원과의 면담을 통해 미래 차 등 한국GM의 방향성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 노사는 글로벌 GM의 전략 변화를 파악하고 미국 현지 최신 산업 동향과 생산 기술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미국 GM 공장도 둘러본다.
오는 21일까지 엔진을 제작하는 GM 로물루스 파워트레인 공장과 전기차를 주로 생산하는 팩토리 제로 공장, SUV를 만드는 랜싱 델타 공장, 각종 차량 부품을 생산·공급하는 폰티액 스탬핑 공장을 견학한다. 전미자동차노조(UAW) 지도부와도 만난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13일 ‘트럼프 2.0 자동차 산업 관세 폭탄과 한국GM에 미칠 영향’ 정책토론회를 열고 위기 극복 방안도 논의했다.
안 지부장은 “25% 이상 관세가 부과된다면 한국GM의 운명은 생존 위기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GM은 최근 생산 능력·차종 축소에도 불구하고 수익이 늘고 있다”며 “특히 한국GM이 미국 중·하층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는 준중형 SUV 공급 기지라는 점을 미국 정부와 GM 측에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