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ROTC 여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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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6.01 17:29 수정2025.06.01 17:29 지면A35

[천자칼럼] ROTC 여대생

‘강철부대W’ ‘골 때리는 그녀들’ 등에 출연 중인 우희준 씨는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ROTC(학군장교 후보생) 출신으로 카바디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미스코리아, 여군 최초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 장교, 레바논 동명부대 파병 통역장교 등을 거쳤다. 그의 여러 경력 중에 특전사 장교가 눈에 띈다. 여군은 신체적 능력이 떨어져 특전사 같은 특수 임무를 맡기 힘들다는 편견을 깼다는 게 세간의 평가다.

ROTC에 여대생의 지원이 줄을 잇는다는 소식이다. 올해 상반기 모집엔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에 달하는 1만2070명이 몰렸는데 전체 지원자 중 여성 비율이 43%에 달했다. 작년 대비 여성 지원자 증가율이 285%에 이른다. 여성 지원자가 집중적으로 늘어난 것은 선배들의 맹활약과 만성화한 취업난, 국방부의 ROTC 처우 개선 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ROTC는 장교 양성 과정의 하나다. 한국이 미국의 제도를 참고해 1959년 도입했다. 여성 ROTC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2011년 창설된 여자대학 학군단이 ROTC 평가 상위권을 휩쓸면서 일선 부대의 인식을 바꿔놨다. 숙명여대와 성신여대는 2012년 하계훈련과 2012~2013년 동계훈련에서 각각 종합성적 1위를 기록했다.

여성 ROTC에 대한 처우는 남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 20㎏ 완전군장 행군 등 체력을 요구하는 훈련을 남성 생도와 똑같이 받는다. 임관도 자유롭다. 포병, 기갑, 방공 등 전투병과에 여성 장교 배치를 제한하는 규정이 2014년 폐지됐다.

한국의 ROTC는 지난 몇 년간 암흑기를 거쳤다. 2014년 6.09 대 1에 달한 ROTC 경쟁률이 재작년 1.6 대 1까지 추락했다. 병사의 복무 기간이 줄고 월급은 오르면서 ROTC의 매력이 반감한 영향이었다.

국방부는 지난해 단기 복무 장려금을 9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학군 생활 지원금은 월 8만원에서 16만원으로 올리는 등 ROTC 처우 개선에 나섰고, 올해 경쟁률을 3.5 대 1까지 끌어 올렸다. 부쩍 영향력이 커진 여성 ROTC가 군 조직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주목된다.

송형석 논설위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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