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소현이 23일 페럼클럽에서 시작하는 E1 채리티 오픈에서 KLPGA 투어 데뷔 14년 만에 타이틀 방어전에 나선다. 사진제공 | KLPGA
1993년생 배소현은 지난해 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 13년 만에 처음 우승했다. 2017년 정규투어에 입문한 뒤 성적이 좋지 않아 2019년 드림투어(2부)로 다시 내려가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던 그는 우승 전까지 2022년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 3위가 최고 성적이었지만 154번째 도전에서 마침내 정상에 섰다.
첫 우승 물꼬를 튼 뒤 8월 더헤븐 마스터즈와 KG레이디스 오픈에서 잇달아 트로피를 추가하며 시즌 3승으로 공동 다승왕 영광까지 안았다. 서른이 훌쩍 넘은 나이에 활짝 꽃을 피운 그는 “누구나 힘든 시간이 있다”며 “나 같은 사람을 보며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말로 큰 감동을 안겼다.
‘늦게 펴서 더 아름다운 꽃’으로 불리는 배소현이 생애 첫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23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여주의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리는 2025시즌 9번째 대회 E1 채리티 오픈(총상금 10억 원·우승상금 1억8000만 원)에서 2연패에 도전한다.
올 시즌 성적은 아직 신통치 않다. 8개 대회에 모두 나서 한 번도 톱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변함없이 희망을 얘기한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처음 대회에 나서게 돼 기대가 되고 설렌다”며 “첫 우승을 안겨준 대회인 만큼 최선을 다해 타이틀 방어에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로 13회째를 맞은 이 대회에선 아직까지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선수가 없다. 2승 이상을 거둔 선수도 없다. “샷 감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한 배소현은 “페럼클럽은 티 샷을 최대한 멀리 보내 놓고 짧은 클럽으로 그린을 공략해야 한다. 웨지 샷의 거리감과 스핀 컨트롤에 신경 써서 플레이하겠다”며 대회 첫 다승, 첫 타이틀 방어를 위한 전략도 곁들였다.
지난주 두산 매치플레이에서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시즌 3승을 수확한 이예원(22)은 2008년 서희경 이후 17년 만이자 통산 4번째 3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조건부 시드 신분이던 2023년 이 대회에서 정상에 서고 풀 시드를 획득한 뒤 ‘방신실 신드롬’을 일으켰던 3년 차 방신실(21)도 기분 좋은 추억을 바탕으로 시즌 2승 및 대회 첫 다승을 노린다. 이예원이 3승을 선점하며 다승왕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가고 있는 가운데 방신실을 비롯해 올 시즌 1승씩을 기록 중인 김민주(23), 박보겸(27), 김민선7(22)도 2승을 정조준한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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