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테슬라-유튜브, 그 시작은 ‘페이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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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설계자들/지미 소니 지음·박세연·임상훈 옮김/672쪽·3만6000원·위즈덤하우스



‘페이팔(PayPal)’은 전 세계 온라인 지불 시스템을 운영하는 미국 회사. 그런데 테슬라, 유튜브, 스페이스X, 메타 등 지금 시대를 이끄는 세계적인 기업의 시작점에 이 회사가 있었고, 구글, 페이스북, 여러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 회사 고위직 대부분이 한때 페이팔 직원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이 책은 페이팔을 만들고, 그곳에서 일했던 사람들의 열정과 창의성 넘치는 도전을 추적한 것이다. 저자는 일론 머스크 등 창업자와 초창기 직원들과 수백 차례의 인터뷰 및 방대한 내부 문건 분석을 통해 그 실상을 파헤친다.

여느 기업처럼 페이팔도 성공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난관을 거쳤다. 여기까지라면 흔한 ‘성공한 기업’ 스토리로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페이팔의 창업자들과 종사자들이 이미 거머쥔 부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모험을 떠난다. 머스크가 대표적인데, 그는 자신의 페이팔 지분을 판 자금으로 스페이스X와 테슬라를 설립했다. 페이팔 창업자 중 한 명인 피터 틸은 팔란티어와 파운더스펀드를 설립했고, 페이스북의 최초 투자자가 됐다. 창업자뿐만이 아니다. 유튜브 공동 설립자인 체드 헐리, 스티브 천, 자베드 카림 모두 페이팔 직원 출신이다. 이쯤 되면 구성원 간의 불협화음을 장애가 아닌 발전으로 승화시킨 창업 초기 ‘페이팔’은 도대체 어떤 곳이었는지 궁금해지는 것도 당연할 듯. ‘기탄없이 말하지 못하는 회의’를 하루에도 몇 차례씩 하는 회사라면 사장실 앞에 비치해 둘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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