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서점 멸종 시대… 우리가 책방에 가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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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학술 서점 ‘세미너리 코옵’
책 직접 고르며 경험 얻는 장소
책 한 권을 280일간 비치하기도
◇서점 예찬/제프 도이치 지음·장혜인 옮김/280쪽·1만9800원·니라이카나이


집 근처에 작은, 정말 조그만 동네 서점이 하나 있다. 벌써 40년이 넘었는데,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오래된 유명 서점도 다 사라지고,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시대에 어떻게 살아남았을까’였다. 가끔 궁금해서 들어가 봐도 특별한 건 없다. 그렇다고 근처에 학교가 있는 것도 아니다. 도대체 뭘까?

미국 최초의 비영리 서점이자 최대 인문·학술 서점 중 하나인 ‘세미너리 코옵(Seminary Co-op Bookstore)’ 관장을 지낸 저자가 ‘지금 시대에 서점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독자에게 던졌다. 1961년 설립된 세미너리 코옵은 시카고대 인근에 있는 비영리 형태의 독립 서점. 서점이 단순히 책을 사는 가게가 아니라, 책 사이를 거닐며 예상치 못한 책을 발견하는 기쁨과 경험을 얻는 장소란 가치를 경영 원칙으로 삼고 있다. 때문에 학생과 학자들이 가장 신뢰하는 독립 서점이자, 책과 독자를 이어주는 지적 공동체의 상징으로 알려졌다.

“책을 파는 일은 예술이다. 그리고 재디 스미스가 지적했듯 예술에는 ‘시간이 들고, 예술은 그에 마땅하게 시간을 배분한다.’ … 보통 서점은 책 하나를 132일 동안 서가에 둔다고 한다. 세미너리 코옵에서는 280일이라는 시간을 준다. 너무 성급하게 치워버리지 않기 위해서다. 책도 뿌리내리고 자라고 꽃피울 시간이 필요하다.”(제5장 ‘시간’에서)

저자의 생각과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것 같다. 하지만 클릭 한 번으로 내일 아침에 책이 배달되는 시대에, 아니 배달도 필요 없이 전자책으로 읽을 수 있는 세상에서 서점이라는 공간이 과연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까. 모습과 개념을 바꾸면 생존할 수 있을까? 저자는 ‘서점의 생존’은 개별 업주의 경영 능력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의 문제라고 말한다.

잘 가지도 않으면서 이런 말을 하는 게 미안하긴 하지만 우리 동네 작은 서점을 보고 있으면, 칠흑같이 어두운 망망대해 저 멀리에서 흐릿하게 껌뻑이는 등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날 그 불빛이 꺼지면…. 부제 ‘서점 멸종 시대에 쓰는 좋은 서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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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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