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지난해 채무조정 금액의 약 60%가 40·50대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청년층과 고령층에서도 채무조정이 빠르게 늘면서 가계 전반의 재무 여력이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산시장과 달리 가계 경제에서는 생활형 부채가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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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5일 서울 명동 골목에 카드대출 관련 광고물이 부착되어 있다.(사진=연합뉴스) |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신용회복위원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채무조정 금액은 총 10조3265억원 규모였다. 이 가운데 40대 채무조정 금액이 3조158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2조8862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두 연령대를 합치면 약 6조원으로 전체 채무조정 금액의 약 60%를 차지한다. 경제활동과 소비의 중심인 ‘허리 세대’에서 채무 부담이 집중되고 있는 셈이다.
채무조정 확정자 수 역시 40·50대 비중이 높다. 이 연령대는 주택담보대출이나 사업자 대출 등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부채를 보유한 경우가 많아 금리 상승이나 경기 둔화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계층으로 꼽힌다. 특히 자영업 비중이 높은 40·50대는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청년층에서도 채무조정은 빠르게 늘고 있다. 20대 채무조정 확정자는 2021년 1만3078명에서 지난해 2만1348명으로 63% 증가했다. 같은 기간 30대도 2만4088명에서 4만1489명으로 70% 이상 늘었다. 취업 불안과 높은 주거비, 생활비 부담 등이 겹치면서 젊은 층의 금융 취약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채무 발생 사유를 보면 ‘생계비 지출 증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실직·폐업·소득 감소 등 소득 문제도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반면 투자 실패나 투기성 요인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크지 않았다. 이는 최근 채무조정 증가가 단순한 투자 실패보다 생활비 부담과 경기 둔화에 따른 소득 감소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가계 재무 여건은 최근 몇 년 사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많은 ‘적자 가구’ 비중은 약 25%로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소득 증가 속도보다 물가와 생활비 상승 속도가 더 빠르면서 가계의 재무 여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식료품과 주거비, 공공요금 등 필수 생활비가 빠르게 오르면서 중저소득 가구의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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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금융당국이 취약 차주 지원을 강화하면서 채무조정 제도 접근성이 높아진 영향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신용회복위원회는 신속채무조정, 사전채무조정, 개인워크아웃 등 다양한 제도를 통해 연체 차주가 경제활동을 유지하면서 채무를 상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금융회사들이 자체 채무조정을 확대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채무조정 증가를 반드시 부정적인 신호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연체가 장기화되기 전에 채무를 조정해 경제활동 복귀를 돕는 제도가 활성화되는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채무조정 제도는 채무자의 재기를 돕는 일종의 안전망 역할을 한다”며 “연체가 장기화되기 전에 채무를 조정하면 금융회사 입장에서도 채권 회수 가능성이 높아지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취약 차주가 구조적으로 늘어나는 흐름 자체는 우려할 만한 신호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금리 상승과 물가 부담이 동시에 커지면서 가계의 상환 여력이 크게 줄었다”며 “특히 자영업자와 중장년층에서 생활형 부채가 늘어나는 흐름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채무조정 증가가 구조적인 요인과도 맞물려 있다고 분석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부분 국가에는 파산이나 개인회생 제도는 있지만 법원을 통하지 않고 채무를 조정해주는 제도는 많지 않다”며 “한국은 금융회사와 정책기관이 참여해 채무를 조정하는 제도가 비교적 활성화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구 고령화로 채무조정 대상에 고령층이 늘고 자영업자 비중도 높은 데다 코로나19 이후 경기 둔화와 소득 감소, 투자 손실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채무조정 재원 상당 부분이 금융회사 부담으로 운영되는 만큼 반복 이용 등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제도 보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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