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군 추모 '턴투워드 부산'
부산 유엔기념공원서 열려
참전용사 등 800여명 참석
유럽 무명용사 유해 안장도
'에~앵.' 11일 오전 11시 정각 부산 전역에는 추모 사이렌이 울려퍼졌다.
6·25전쟁 때 희생된 유엔군 참전용사의 희생을 기리며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인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향해 1분간 묵념하는 '턴투워드 부산' 행사를 알리는 소리였다.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20개국 참전용사와 그들의 가족, 유족, 국내 참전용사, 유엔군사령부 장병 등 800여 명은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이에 앞서 오전 10시 30분에는 '유엔군 무명용사 유해 안장식'이 열렸다. 2010년 경기 연천군 백령리에서 발굴됐으나 국적과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17~25세 유럽계 남성 유엔군의 유해가 유엔기념공원 무명용사 묘역에 묻혔다. 정전 이후 발굴된 무명용사 유해가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용사의 관 위에는 그가 70여 년간 묻혀 있던 백령리의 흙이 뿌려졌다.
턴투워드 부산 행사는 2007년 캐나다 참전용사인 빈센트 커트니 씨의 제안으로 시작돼 매년 열리고 있다. 정부는 2020년 이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하면서 행사의 격을 높이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태국군 참전용사 롯 아사나판 씨의 유해 안장식도 거행됐다. 그는 태국인으로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첫 번째 참전용사다. 아사나판 씨는 1922년 8월 14일에 태어나 지난해 6월 14일 100세의 나이로 영면했다. 원래 교사였던 그는 태국 수라나리 병원에서 간호부대 분대장 겸 부사관으로 복무하다가 6·25전쟁에 자원해 한반도의 포화 속으로 뛰어들었다. 1952년 11월 18일부터 1953년 10월 28일까지 한국에서 복무했다. 이날 고인의 안장으로 유엔기념공원에는 총 14개국 2330명의 용사가 잠들게 됐다. 대부분 전쟁 당시 숨진 용사들이지만, 고인처럼 본국으로 생환했다가 사후 이곳에 돌아와 안장되는 경우도 있다.
[부산 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