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세척 가능해 효용 침해 아냐”
재물손괴 대신 노상방뇨 여부 검토
술에 취해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을 향해 두 차례 소변을 본 남성이 재물손괴 혐의로는 처벌받지 않게 됐다. 경찰은 차량에 오염이 발생했더라도 세척을 통해 원상회복이 가능한 만큼 형법상 재물손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17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50대 남성 A씨는 지난 4일 오전 0시께 광주 북구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주차된 승용차 운전석 문 쪽에 소변을 봤다. 당시 만취 상태였던 A씨는 주차장을 배회하다 인적이 드문 곳으로 이동해 범행했고, 약 2시간 뒤 같은 장소를 다시 찾아 동일 차량에 한 차례 더 소변을 본 뒤 자리를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차량 소유주는 소변 흔적을 발견한 뒤 경찰에 재물손괴 피해를 신고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A씨를 특정하고 관련 법리 검토에 착수했다.
하지만 경찰은 A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하지 않기로 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재물손괴죄는 타인의 재물을 손괴하거나 은닉하는 등의 방법으로 재물의 효용을 해친 경우 성립한다. 경찰은 이번 사안의 경우 차량에 묻은 소변이 세차 등을 통해 제거할 수 있는 오염에 해당하고 차량의 기능이나 사용 가치가 훼손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A씨가 차량을 망가뜨리거나 사용을 불가능하게 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고 볼 만한 정황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관련 판례 역시 재물손괴죄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 재물의 실질적인 효용 침해 여부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재물손괴 혐의와 별개로 A씨의 행위가 경범죄처벌법상 노상 방뇨에 해당하는지는 추가 검토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재물손괴 혐의 적용은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행위 장소와 당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다른 법률 적용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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